자작글-021

여망 하나

인보 2021. 3. 13. 16:32

여망 하나/호당.  2021.3.13
노송이라고 여망 하나 없겠나 
봄만 되면 가지 끝 더 창창해
몇 마디 더 뻗는다
많은 나이테만 쌓았어도
생각 하나 없겠나
참신한 시어를 더 번듯거려
새 맛 나는 문장 펼치고 싶었다
마음이 죽지 않았다
고목이 한쪽 메말라간들
생을 포기하지 않아
아직 펼쳐 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번뜻한 시어로 아무도 밟지 않은
무풍지대를 휩쓸고 싶은 
고산준령 고사목이 되더라도
그 속 사리 몇 점 지녀
천년을 번듯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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