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사에서 봉정사(鳳停寺)에서 호 당 2010.5.11 연푸른 향이 내려앉은 천등산 봉정사 鳳停寺 극락전 기왓골에 불심이 젖었는지 배흘림기둥에 공포 栱包로 맞물려 천여 년의 무게를 지탱하는가 인자하신 아미타불 품에 서성이면서 찢어진 마음 품는가 감로수 한입 머금고도 눈감은 머리통이 여기 찾은들 눈뜨랴 최.. 자작글-010 2010.05.13
온고지신 溫故知新 호 당 2010.5.10 봄 향을 피우는 연푸른 잎에 둘러싸인 청암정(靑巖亭)기왓골에 선비정신 잠들고 도포 자락 휘두른 경전經典에 오랜 세월 견디다 쓰러진 고목이 제 몸 삭이는데 칭칭 감은 담쟁이가 뿌리박고 있네 옛것을 짊어진 청암정에 나는 무엇을 짚고 있는지 담쟁이덩굴 보기 민망해 자작글-010 2010.05.12
햇잎 햇잎 호 당 2010.5.6 길게 흘린 시간에 찌든 이 시든 이파리처럼 되었지 때로는 황사에 젖고 눈보라 폭풍우에 시달렸었지 모진 세월 엮으면서 골판지처럼 됐지 오늘 효자 孝字의 명패名牌를 달고부터 시린 시간 훌쩍 떨쳐버린다 근심 걱정일랑 돌로 눌러놓고 연푸른 햇잎이 된다 밑바닥 기운을 수액으로.. 자작글-010 2010.05.07
추억의 강 추억의 강 호 당 2010.5.4 강물이 이만큼 멀리 흘러 왔어도 추억은 얕은 냇바닥 강바닥 같구나 일렁이는 소용돌이의 물속을 들여다보면 만상의 틈바구니에 몸을 숨겨 삶을 이으려는 것들 철없는 송사리처럼 꼬리 흔드는 추억의 무리가 모여 있다 내 것으로 움켜쥐려는 손바닥이 경쟁의 쳇바퀴에 닳아 피.. 자작글-010 2010.05.04
미명 미명 微明 호 당 2010.5.3 나 생각지도 않는다 어스름한 밤과 낮 사이 까마귀 소리 보이지 않는 허공에서 나를 향해 다가오는 까마귀의 날갯짓 소리를 들을 줄 모른다 다만 어디인가 다가올 것이라는 미명의 오솔길 오늘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햇빛 찬란하게 베인 흙을 밟고 허공으로 내 찌꺼기.. 자작글-010 2010.05.03
독도-1 독도-1 호 당 2010.5.1 가장 먼저 해를 맞는 곳에 망망대해를 앞가슴에 품고 호시탐탐하는 왜놈을 노려본다 바다에 있지만 내 뒤엔 나를 믿고 오대양 6대륙으로 기상을 펼치는 나의 모태가 있다 내 가슴엔 많은 생을 안고 있다 사시절 끊이지 않고 내 발부리에서 자라는 어족들 이만한 자원을 끌어안은 나.. 자작글-010 2010.05.01
5월의 신록 5월의 신록 호 당 2010.5.1 막 피워내는 청춘이여 열아홉 가슴에 펼치는 청춘이여 연록의 가슴에 처녀의 가슴에 뻗어나는 꿈이여 순진무구純眞無垢한 가슴에 청운의 날개 펼쳐라 푸른 희망을 펼쳐라 이 땅을 지켜 나아가야 할 너희 힘차게 수액을 밀어올려 살찌게 하라 나는 믿는다 연푸른 연록들이여 .. 자작글-010 2010.05.01
5월의 시 5월의 시 호 당 막 허물 벗고 바깥세상에 첫나들이 하는 갓난 처녀 계절의 여왕이 다가왔다 풀꽃들의 생기에 연초록 눈망울을 시리게 하는 5월 사랑의 빛으로 화사한 웃음으로 내딛는다 풀냄새 풍겨 중천 하는데 나도 내 젊음의 나래 접어서 비상을 시작해야겠다 산나물 향기 속에 깨어난 산 꿩이 껄껄.. 자작글-010 2010.05.01
도서관-1 도서관 -1 호 당 2010.4.27 하얀 낮 햇볕이 창문으로 드리운 실내는 하얀 적막만이 가득 메웠다 또박또박 하이힐의 날카로운 음향에 신경이 쭈뼛쭈뼛하다 너무나 상식이 풍부해서 얄밉다 좀 죽일 수 없을까 적막 속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 영롱한 눈 빛깔이 따사롭다 젊은이 학생 향학과 진취의 열기에 끼.. 자작글-010 2010.04.27
숲 속 숲 속 호 당 2010.4.26 어젯밤 꿈은 숲 속에서 헤맸다 그들끼리 하는 소리를 엿들었다 수목들도 저들끼리 사정을 안고 사는가 봐 잡목들로 이룬 숲 속의 세상 울울창창한 기세 그 틈에 낀 홀쭉한 싸리나무는 그늘을 쓰고도 가슴 쓰리지 않다고 햇볕이랑 비가 내려도 큰 나무들이 훑은 뒤엣것으로 그래도 .. 자작글-010 201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