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잎의 이파리는 떠내려간다 한 잎의 이파리는 떠내려간다 호 당 2010.6.25 그 웅장한 돔 안은 누렇게 삭은 숨결만 가득하다 숨결이 리듬에 출렁거릴 때 마음의 파동도 요동친다 물결 따라 밀려가는 낙엽처럼 어느 불 꺼진 기항지에 닿을지 예측 못 하면서도 다만 이 시각만은 즐거울 뿐이다 그 와중에 많은 숨결 중에서도 한 잎의 이.. 자작글-010 2010.06.25
하얀 다리 하얀 다리 호 당 2010.6.24 새떼도 밟지 않은 하얀 마음으로 커간 하얀 다리 해님도 사랑스러워 눈부시도록 어루만져 빛난다 피안의 언덕에서 건너편 지주에 걸어 둘 동아줄을 가늠하고 있을까 눈부신 다리로 가늠하여 건너야 할 마음의 거리를 짐작하는 것인가 하얀 다릿발에서 발하는 신기한 마력에 .. 자작글-010 2010.06.24
새벽을 바르는 사람 2004년 1월 10일 오후 광화문역 앞에서 한국인 파륜궁 수련자들이 수련을 하고 있다. 새벽을 바르는 사람 호 당 2010.6.23 열대야가 꼬리를 감추고 있을 무렵 새벽을 헤엄치고 구암 근린공원에 섰다 울창한 수목은 낯빛 하나 변치 않고 누가 구령했는지 차려 자세다 저렇게 순종한단 말인가 저렇게 순하다.. 자작글-010 2010.06.23
항아리 속 된장 항아리 속 된장 호 당 2010.6.22 망나니 같은 내 성질 알고 있다 때로는 외톨이로 굴다가 어디 간들 환영 못 받고 따돌림 당하기도 했지 내 몸 비리고 쓴 속살 때문이야 다 팽개치고 산속으로 갈가나 아니야 항아리에서 문 닫고 두문불출하고 내 몸 삭여보자 속상하고 애달픈 일 생기겠지 소금으로 절여 .. 자작글-010 2010.06.22
봉무공원의 한여름 봉무 공원의 한여름 호 당 2010.6.21 아름답다 봉무 아가씨 명성을 익히 들었는데 오늘 너를 찾는다 된더위는 사정없이 덮지만 너의 넓은 가슴에 안기니 시원하구나. 방긋거리는 너의 미소 갖가지 꽃다발 가슴에 품고 향기 날려 기쁨 안기는가! 너의 넓은 치맛자락 그늘에 불볕더위는 근접 못하고 밖에서.. 자작글-010 2010.06.22
정靜 정靜 호 당 2010.6.20 새벽이 벗기자 운암지는 부스스 깬다 연꽃도 잠 깨어 눈곱 비비며 하품한다 수렁 거리는 발자국에 아랑곳없이 수목은 깊은 잠에서 깨려 하지 않는다 거울 같은 수면을 적막 寂寞 깨는 것은 물장군이 얕은 파문으로 깨우지만 곧 잠잠해진다 해님이 정수리를 덮치면 하얀 물방울 흘리.. 자작글-010 2010.06.20
생의 도관들 생의 도관들 호 당 2010.6.19 수도관도 험한 고비를 오래 겪으면 이끼 끼고 녹슬지 수도꼭지를 틀면 콸콸했던 것이 흐르기 인색한가 저수지의 수위는 그대로 수문 열어 하구의 논바닥 적셔달라는데 본부 전령이 시원찮았는지 수로 탓인지 해우수 解愚水는 찔끔거린다 할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강제로 .. 자작글-010 2010.06.19
한 웅큼의 시어를 캐려고 한 웅큼의 시어를 캐려고 호 당 2010.6.16 내 머릿속에 구름 덩이가 두둥실 떠다닌다 그중에서 눈뜨거나 감거나 떠나지 않는 것은 찬란한 은빛 구름 한 점 붙잡으려는 욕망뿐 허망 된 로또복권 잡으려 하지 않는다 낮 바닥 문질러 세수하다 세숫물 속에 떠다니는 은빛 구름인 듯싶어 한 움큼 쥐어보면 먹.. 자작글-010 2010.06.16
공중전화 부스 공중전화 부스 호 당 2010.6.15 거리엔 공중전화부스가 있다 메마른 논에 물을 대고 마음의 물결을 흐르게 하는 수로처럼 요긴했던 것이 서로 자기 논에 먼저 물을 대려 줄 서거나 싸움질도 했던 그런 시절은 저물어버리고 지금 장신구가 된 필수품인 H.P가 흔해지고부터 길거리를 지키고 있지만 요긴할 .. 자작글-010 2010.06.15
안의계곡 너럭바위 안의 계곡 너럭바위 호 당 2010.6.11 마음을 간질이는 바람 분다 안의 계곡으로 세태에 닳으면서도 때 묻지 않은 여인의 하얀 살결이다 새하얀 넓은 가슴 드러내 보이면서 부끄럼 한 점 감추지 않네 弄月亭을 품었던 치마폭은 흔적만 안고 있네 농弄질 하던 달 없으니 대신 내가 놀아주어야지 하얀 다리.. 자작글-010 2010.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