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에 안기다 팔공산에 안기다 호 당 2010.7.21 세속을 떨치고 정숙한 부동자세로 묵상하고 있는가 정심 正心의 가슴으로 뿜어내는 묘약이 내 가슴에 닿아 상쾌하다 내 사랑하는 그대와 마주한 사랑의 묘약도 이렇게 신효할까? 당신의 품에 안기니 어머니의 품인 양 포근하고 시원하구나 천사의 치맛자락에 휘감기는 .. 자작글-010 2010.07.22
깃발 깃발 호 당 2010.7.19 낯선 암나무 만나 접붙여 든든한 깃대로 세워 팔팔한 깃발 펄럭거렸다 깃발이 70 구비 휘감다 보니 퇴색하거나 찢기기 시작했다 바람 불지 않는 날에도 펄럭거렸던 것이 근래에 바람 불어도 영 시원치 않다 깃대가 벌레 먹기 시작하고 뼈대에 바람이 스며 푸석푸석 삭는 소리 들린다.. 자작글-010 2010.07.19
뜬구름 한 조각 뜬구름 한 조각 호 당 201-.7.18 스쳐 간지 40여 년도 넘었지 구부정한 고목 같은 이 어디서 본 듯한 얼굴 검버섯 기르고 고랑에 듬성듬성 잡초 돋은 것 같은 이가 덜커덩 지하철을 오른다 그는 나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언뜻 스치는 구름 흐르듯 두 정거장 슬쩍 스쳤다 몇 분간 빗방울 뿌리고 지나간 그 모.. 자작글-010 2010.07.18
대한 大寒 대한 大寒 호 당 2010.7.18 더는 채울 수 없는 시린 한 병목까지 다다랐다 시린 코끝과 귓불 사이 눈발이 붙는다 방호벽을 꿰뚫는 일침이 깊이 파고든다 내 말까지 다다라 굳게 하지만 내 맘까지 파고들려는 일침이 끝이 굽는다 그만 화해하자. 자작글-010 2010.07.18
파문 파문 호 당 2010.7.17 양같이 순한 고요한 연못이다 왜 가만히 있는 나에게 돌을 던져 내 가슴에 파문을 일으켜 둥근 파문에 비수를 꽂는가 아니면 장난으로 던지는가 겹겹이 일어나는 파문 울렁거리는 가슴 참자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란다 파문을 잠재우자 잠잠한 내 가슴. 자작글-010 2010.07.17
포장마차 포장마차 호 당 2010.7.17 너를 등지고 헤맨다 그래야 내 삶의 활력이 솟는다 달달 거리는 목탄 울음이 토해내는 백열등 아래 시뻘건 국물과 안주가 기다린다 삶을 헤쳐 가는 노동자에서부터 가끔 섞이는 영계들 각기 토해내는 빛깔이 다르다 각축전의 세파에 쌓인 울부짖음이 생활관통에 꽉 찬 불덩이.. 자작글-010 2010.07.17
조류인플루엔자 조류인플루엔자 호 당 2010.7.15 싸늘한 바람이다 내 코를 콕콕 찌르는 바람 내 코점막에서 술잔치 벌였다 거나하게 기분 좋은데 화초 삼아 기르던 닭 대낮인데 꼬득꼬득 눈감네 야 일어나 모이 먹어 비실비실 쓰러진다 이웃집 양계장에 마귀할멈 방귀를 흩었다 구린내 없는 방귀 꼬꼬댁 소리 한 번 못 .. 자작글-010 2010.07.15
고장난 벽시계 고장 난 벽시계 호 당 20110.7.15 세월은 시간 따라 흘러간다. 어느덧 늙은 시간만 수두룩 쌓이다 보니 모든 기능이 시원치 않다 뼈마디마다 바람이 스며들어 시큼시큼 삐걱거린다 벽에 기대어 오래 있으면 힘이 새나간다 잘도 흔들어대던 그놈의 아랫도리는 주기를 잘 지키더니 이제는 오락가락 이다 강.. 자작글-010 2010.07.15
해바라기 해바라기 호 당 2010.7.14 그녀의 볼기는 황금빛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볼기에 우물 두 점 가득 연분홍 연지 찍고 그님을 그리워한다 하염없이 그님에 대한 연정을 붓고 있건만 한 번쯤은 윙크 한 번 줄만도 한데 자꾸 달아나고 있다 그래도 한결같이 고개 돌려 그님을 주시한다 일편단심이라고 무언의 .. 자작글-010 2010.07.14
대나무 대나무 호 당 2010.7.13 단단한 것은 속이 비어 있다 빈 곳은 공기(바람)의 몫이다 철관 철봉 수도관은 모두 그런 속성이다 대나무밭의 죽순 단번에 시간을 뛰어넘고 한숨 돌리는 사이 마음 비운 그 공간을 공기로 채운다 채울수록 몸짓을 솟구친다 탱탱한 타이어는 몇 톤의 힘을 떠받는 것처럼 대나무는 .. 자작글-010 2010.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