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프러스 꽁무니 홈 플러스 꽁무니에서 호 당 2010.7.12 쇼핑카트 shopping cart 뒤따르는 것은 쇠똥 묻은 소 타래기 붙잡는 것 보다 괴롭다 내자의 뒤꽁무니는 쇼핑카트가 달달 거리지만 나는 투덜 투덜거린다 새파란 이파리들은 쇼핑카트 가득 허세가 과 소멸 될 쓰레기 잔해의 예비품이지만 호박 이파리는 달랑 물방울 몇 .. 자작글-010 2010.07.12
공원의 누런 이파리들 공원의 누런 이파리들 호 당 2010.7.12 뙤약볕이 사정없이 내리꽂는다 누런 떡잎들이 차광막을 가리고도 헉헉거린다 푸른 이파리 시절이 꿈같이 사라진 것들이 잎맥만 들어내거나 황달기에 땀을 털고 기생충 같은 것이 주린 입을 수액에 꽂는다 다만 떡잎이 물 위를 둥둥 뜨는 것만은 싫어한다 동화작용.. 자작글-010 2010.07.12
팔만대장경판을 엿보다 팔만대장경판을 엿보다 호 당 2010.7.11 나는 태어날 때부터 굶주림을 배웠다 캄캄한 밤은 좀처럼 밝아오지 않고 바다 건너온 시린 칼날만 번득이는 때였다 얼었던 대지는 녹고 여명의 햇살 받았을지라도 메마른 땅에서 뿌리내리고서 비틀어지고 배배꼬이고 결이 어긋나버린 자작나무로 커왔다 자작나.. 자작글-010 2010.07.11
문어 문어 호 당 2010.7.9 문어 꽁무니 잡으려 동해안을 달린다 그 남자는 무골호인이다 누가 아무리 탓하거나 약을 올려도 가시 돋친 말 할 줄 모른다 청어나 갈치는 잔가시투성이 얕은맛으로 꾀이지만 가시 돋친 일침에 늘 조심해야 하지요 문어 같은 그 남자를 믿어요 의심이란 없지요 씹을수록 쫄깃하고 .. 자작글-010 2010.07.10
산딸기 산딸기 호 당 2010.7.9 여기저기 구릉지마다 산딸기 군락을 이루었지요 오래되어 늙은 나무로 자라 철만나 붉게 익는 중 군데군데 점박이 또는 찌그러진 것 또는 골 파인 것들도 끼어 그래도 산딸기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거든요 입술이 예뻐요, 나를 따가세요, 오물거려요, 눈을 흘겨요, 저들끼리 부딪고.. 자작글-010 2010.07.09
타이어 타이어 호 당 2010.7.7 내 뱃살 땅에 문질러 무작정 굴러야 하는 속성 겉으로 보기엔 둥글어 원만한 듯하지만 속을 꿰뚫어 보면 그렇잖아 뱃속을 탱탱하게 채운 것은 선악을 품은 바람이야 다만 타에 의한 행동으로 종속물인 걸 생명도 귀중품도 건조물도 박살을 내고 자신도 상처 입는 수도 허다하지 잘.. 자작글-010 2010.07.07
아침이슬 아침이슬 호 당 2010.7.7 나는 간밤에 태어났어요 투명한 몸 맑은 호수보다 수정보다 더 맑아요 그러나 시한부 인생 같아요 초록 잎사귀에 매달려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답니다 나에게 두려움은 사납게 심술부리는 바람으로 한방에 사라집니다 아침 햇살이 잠시 내 영혼을 빛내주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 자작글-010 2010.07.07
유신전파사 유신 전파사 호 당 2010.7.6 발 디딜 틈조차 모자랄 공간에 먼지 쓴 부품들 하찮은 것들처럼 보이는 것을 이것저것 끌어모아 선반에 앉힌 것이 주워 모은 경험으로 늙어간 영감과 걸맞다 스텐드 불빛도 모자라 도수 높은 안경을 뚫고 수술대에 오른 TV 한 대 얽히고설킨 전선과 불 꺼진 밀집된 인가를 샅.. 자작글-010 2010.07.07
나를 짓누르는 것들 나를 억누르는 것들 호 당 2010.7.6 시간은 나를 끌고 가서 끊임없이 매질한다 새파란 나무 하나는 어찌 시간을 두려워하랴 꼬불꼬불한 골목길로 시간을 싣고 바람은 끊임없이 드나들며 나에게 스며든다 세월은 흐르면서 다시 돌아오지만 인생은 흐르면 그만 매화 피는 창문 밖에서 하얀 눈길로 나를 부.. 자작글-010 2010.07.06
뒤통수 검은 멍 한 점 뒤통수 검은 멍 한 점 호 당 2010.7.5 오늘도 해는 동쪽에서 솟는다 그것은 진리 진리의 이면에 때로는 어긋난 그늘이 있다 쌍방이 벌레 먹은 상처를 두고 병원을 찾기 전에 물러서서 민간요법 처방으로 낫게 하려고 믿었던 것이 밀약의 처방을 묵시적으로 그물을 쳐버려 상처는 더 깊어갔다 아픈 이빨에.. 자작글-010 2010.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