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지 못한 이름 부르지 못한 이름 호 당 2010.4.11 유리벽 밖은 새빨간 너의 입술로 향기 날리고 있었지만 유리벽을 뚫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너의 이름을 내 호주머니 속에 깊이 간직한 채 가슴만 졸였다 새파란 풀꽃이 재재거릴 때만 해도 일직이 찾아온 봄기운을 모래사장 주위를 구획 지우는 폐타이어에 이름 새기고 .. 자작글-010 2010.04.11
독일마을 독일 마을 호 당 2010.4.9 지난 세월이 하도 모져 잊을 수 없는 독일 촌을 되새겨 보려 꾸몄다 라인강의 기적을 내 시커먼 탄가루로 불 지폈음을 잊을쏜가 하이델베르크 괴테 고성 시인의 다리를 거닐면서 낭만을 피우던 독일인이여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우리는 꿈같은 생각이지 내 얼굴에 묻은 탄가루.. 자작글-010 2010.04.11
왕 후박나무는 창창하다 왕 후박나무는 창창하다 호 당 2010.4.9 어디 막히는 데 있나 넓은 가슴으로 남해의 바람 확 뒤집어쓰고 비릿한 향이 내 혈관을 파고 돌아야 생기를 피울 수 있는 나다 500여 년을 넘게 이 자리를 지켜도 언제나 청춘 내 몸엔 기름기 좔좔 흐른다 눈망울이 샛별보다 더 반짝인다 내가 이만큼 버틴 것은 마.. 자작글-010 2010.04.11
물건 방조어부림 물건 방조어부림 호 당 2010.4.9 물건 동리는 남해 아담한 포구를 안고 오늘도 전설처럼 정겹다 물건 방조어부림이 나를 창으로 오인하여 지켜본다 나의 바람막이는 내가 키워 낸 눈동자일까 창을 지키는 방패 방패를 찌르는 창 모순의 틈바구니에서 왔다갔다한다 세태가 궂어 내려앉는 판에 창과 방패.. 자작글-010 2010.04.10
다랑이 논 다랑이 논 호 당 2010.4.9 새파란 주둥이를 날름거리며 오물오물 모여 다투었지 서로 잘났다고 우기고 그래 봐야 오합지졸이었던 너희 이제야 철이 들었는가 제각기 성깔을 죽이고 질서를 찾아냈다 비뚤어지거나 휘어지거나 빗나가도 S라인의 조화를 향해 층층으로 잘 어울렸다 그래 질서와 화합은 보.. 자작글-010 2010.04.10
불쑥 솟는 것들 불쑥 솟는 것들 호 당 2010.4.8 움츠리던 시간은 지난 것 불쑥 뾰족 내밀어야 직성이 풀린다고 외치는 자연 연분홍 연정 퍼뜨리는 도화는 벌들과의 작당에 간드러져 춘정을 흩날리고 나목의 살갗을 헤집고 불쑥 솟은 초록의 돌기들은 색향의 눈망울 굴린다 대지가 발정하는데 난들 잠들지는 않았지 춘정.. 자작글-010 2010.04.10
적요의 시간을 깨트리다 적요의 시간을 깨트리다 호 당 2010.4.8 4월의 푸른 허공이 머리 위에서 자꾸 짓누른다 푸름의 꽃눈이 자꾸 가슴을 쑤신다 박차고 일어나야겠다 적요의 시간만 안은 숨 쉬는 골판지들이 모여 달린다 한티재의 나팔은 혼자 신나지만 동조하는 이 별로 없어도 가슴이 후련해진다 먼 곳을 조망하는 눈빛이 .. 자작글-010 2010.04.08
불꽃 불꽃 호 당 2010.4.6 폭죽은 퉁겨나가면 불꽃으로 공중에서 찬란하다 그녀와의 만남은 찬란한 미소로 얽힌다 신나게 달리는 자동차였다가 피겨스케이트 화를 신고 신나는 얼음판이었다가 돌연 돌부리에 넘어지면 기어이 불꽃 튀겨야 속이 찬다 돌부리를 부싯돌로 하여 불꽃 날린다 때문에의 한이 풀린 .. 자작글-010 2010.04.06
목련꽃 피다 목련꽃이 피다 호 당 2010.4.4 너와의 연애 시절은 달콤하기만 했었지 갓 시집온 너 시리고 어눌한 언어의 초원에 발붙이기 어려워 때로는 폭풍과 폭우에 움츠리고 어지간히도 잘 견디었지만 나의 날카로운 콧대에 맞서다가 약이 올라 뽀로통했었지 뿌리내리려는 너를 이해 못한 나 그만 독기 풀어요 더.. 자작글-010 2010.04.04
4월의 시 4월의 시 호 당 2010.4.1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잠자던 대지를 깨워 삶을 피우는 4월 메마른 나뭇가지로 마음 전하지 못한 나 그대에게 수액을 밀어올려 목련꽃 향기로 전하오 아무도 거역 못할 4월의 정기가 밀려와요 그대여 내 마음 받아주오 진달래 벚꽃 그늘에서 사랑을 속삭여요 고였던 욕망 확 뿜어.. 자작글-010 201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