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 사춘기 호 당 20120.10.3 강가엔 물이 불어 풍성하게 흐른다 고기떼가 황새떼가 몰려오고 냇가 기슭에는 알을 품는다 밀물 때는 강바닥이 높아 때맞춘 듯 내 젖가슴도 부푼다 투명한 강바닥에 반들거리는 조약돌 하나 움켜잡고 싶은 머슴애 눈망울이 초롱초롱 숫기를 풀어헤치네 나는 그 .. 자작글-012 2012.10.03
도시철도 2호선 연장개통 도시철도 2호선 연장 개통하던 날(9.19) 호 당 2012.10.2 사월역과 경산역 사이의 역은 벌써 붙여야 했다 지하철관은 접착제로서는 붙지 않는다 그 사이에는 많은 금맥 인맥 정맥이 녹여야 튼튼한 아교풀로 붙는다 여기는 남녀의 입만 붙이는 것이 아니야 타액이 마음이 사랑이 붙어 커다란 .. 자작글-012 2012.10.02
세탁기 세탁기 호 당 2012.10.1 그는 커다란 입 벌리고 더럽혀 놓은 속살 감쌌던 허물을 막 집어삼킨다 과식한 듯 소화제를 한 움큼 삼키고 물을 벌컥벌컥 들이켠다 임을 굳게 다문다 뱃속에서는 숨바꼭질하는지 빙글빙글 돌고 설사하는지 부글부글거린다 그러다가 뒷구멍으로 설사하는 듯이 배설.. 자작글-012 2012.10.01
野壇法席을 여는 연 蓮 밭 野壇法席을 여는 연 蓮 밭 호 당 2012.10.1 野壇法席을 여는 연 蓮 밭 2012.10.1 반 이상이 연으로 덮인 운암지 雲岩池 는 수면에서 *야단법석 野壇法席 중이다 해질 무렵 연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불심이 가득 내린 운암지가 서광에 빛난다 수많은 참배자가 일제히 엎드려 절하니 뒷모습에서 .. 자작글-012 2012.09.30
잊어야 한다 잊어버려야 한다 호 당 2012.9.28 한 자리에 모여 빗물 부딪는 소리 각색 소리 따라 구름떼가 모였다 흩어졌다 한다 그러다가 떼거리 뭉쳐 흘러버린다 잊어야 한다 인사 없이 스치면 그만 각인되지 않은 얼굴까지 기억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 각인된 얼굴이 한 자리에 같은 냄새 풍기고 같.. 자작글-012 2012.09.28
개펄 
 
 개펄 호 당 2012.9.28 얘들아 보채지 말라 내 어머니에 가서 젖꼭지 꼭꼭 짜 보련다. 어머니의 어머니인 바다 하루에 두 번씩 젖이 돌아 질퍽한 펄 젖통을 통통 부풀려 놓는단다 가야지 남 먼저 날짐승들이 건들기 전에 물컹한 뻘밭이 어머님의 젖무덤 나 어릴 때.. 자작글-012 2012.09.28
추분 추분 호 당 2012.9.25 하늘은 푸른 장막을 드높게 펼쳤다 지긋지긋한 더위는 멀리 갔다 캄캄한 밤이 와도 열대야로 땀 흘릴 일 없어 좋다 새벽이면 별들이 싸늘하게 식어있다 살맛 밥맛 난다 찬 이슬이 수정같이 투명하지만 꿸 수는 없구나 메뚜기도 한 철이다 땀 밴 낯바닥으로 벼 포기를 .. 자작글-012 2012.09.25
도깨비 바늘 도깨비바늘 호 당 2012.9.25 일, 이, 삼류 대학이 있기나 있나 자기 하기 나름이지 도깨비 풀이야 어디든 붙으면 거기가 나를 키워 줄 모교와 같은 곳이 되지 학창 생활을 달랑 졸업장 하나 움켜잡고 나와 봐야 환영하며 받아 줄 곳 없다고 그간 학점 모으기 취직 준비에 항시 머리에서 떠나.. 자작글-012 2012.09.25
한 움큼의 시어를 캐려고 황금 시맥 詩脈을 찾는다 호 당 2012.9.22 아직 서투른 시어만 움켜쥐고 있다 황금 맥은 여기 있을법한데 부르튼 손으로 곡괭이를 움켜잡고 열심히 파헤친다 틀림없이 이 광산은 황금 시맥이 있거든 캐고 또 캐 들어가면 있을 거야 종일 캐낸 한 움큼의 시어 부스러기 같은 것을 잘게 부수고.. 자작글-012 2012.09.22
추석 추석 호 당 2012.9.21 치마폭에서 펼치는 눈썹의 골몰 명절 스트레스 진구렁 밟아 불쑥 치솟는 흙탕물 무릎 아랫것들이 밝은 달 환히 비춰 확 씻어 곱게 눈썹 치장할 거래요 추석 맞는 눈썹 치마폭에 눈이 쌓여 눈썹 시려도 금쪽같은 살붙이 만나 금방 녹아내릴 겁니다. 자작글-012 2012.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