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젊은이 10대의 젊은이 호 당 2012.9.19 시린 시간은 물러났다 막 새잎 돋아 봄을 알리더니 활짝 핀 연푸른 잎사귀들 한없이 뻗고 싶은 욕망이 한들거린다 하늘에서 힘찬 서기를 내리고 때 묻지 않은 연초록의 이파리 어루만지면 싱싱하고 연푸른 물감이 손에 묻어난다 보라 저 눈동자가 반짝거리고 .. 자작글-012 2012.09.20
낙과 낙과 호 당 2012.9.19 널브러지게 떨어진 낙과를 모두 등외품으로 인정하지 말라 난들 정상적인 방법으로 정성이 담긴 주인 손에 놀고 싶었다 세상 운명이란 제 뜻대로 되지 않아 꿈과 희망을 안고 사랑받고 커왔다 잠시만 더 기다리면 누구의 손을 거쳐도 색으로 입맛으로 꽉 잡을 수 있었.. 자작글-012 2012.09.20
첫 키스 첫 키스 **호 당** 2012.9.19 으슥한 골목 한차례 골목바람 휘 지나가고는 적막이 내린다 땅거미가 스멀스멀 기어들고 그때 암탉과 수탉이 숨바꼭질하고 퍼드덕 활개를 치면서 환성을 울린다 누가 먼저 인지 몰라 와락 끌어안으니 뭉클한 풍선의 탄력에 폭삭 넘어져 버렸다 예쁜 접시가 포개.. 자작글-012 2012.09.20
다육질 식물 다육질 식물 호 당 2012.9.18 내 천성이 다혈질이 아닌 다육질 느긋하고 여유롭지 한 번 먹으면 배고픔을 모르고 오래 견디는 체질 가물어도 목말라하지 않고 한 방울의 이슬이나 빗방울 몇 분 맞아도 거뜬히 몸매 유지하지 사막의 별 밭에 있어도 기운이 남아도는 걸 석벽에 갖다 놓아도 거.. 자작글-012 2012.09.19
고목 밤나무 그루터기 고목 밤나무 그루터기 호 당 20120.9.18 늙으면 한계에 이른다 논밭에 그늘만 드리우는 밤나무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싹둑 잘라 버렸다 그간 살아온 내력은 밑동에 있다 수많은 나이테는 마치 음반 같다 회전판에 돌리면 생의 역사가 5, 6대조로부터 흘러 내어 뱉는다 생의 근원은 밑뿌리 뿌.. 자작글-012 2012.09.18
콜라텍의 사나이 = 콜라텍의 사나이 호 당 2012.9.16 대낮을 날조한 거기는 밤의 그림자를 끌어모아 놓고 우주는 별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현기증을 앓는다 제자리 붙들지 못하고 전자음파의 꾀임으로 그만 거센 파도에 휩쓸렸다 피댓줄에 매달려 정신없이 몸 불사르다가 경계에 이르러 물러나고 말았다 .. 자작글-012 2012.09.16
누구를 기다림 누구를 기다림 호 당 2012.9.15 사춘기로 접어들어 막연하게 기다린다 어여쁜 그 누가 나의 어깨를 두드릴 것이라고 어머님의 기다림은 불안도 초조도 아니고 모성애에 실린 끈끈한 밧줄을 기다리는 것이다 108개의 동자승이 각기 다른 모습 무량수전에서 마음속으로 어느 방향이든 자기 나.. 자작글-012 2012.09.15
숟가락 숟가락 호 당 2012.9.15 저 식당의 숟가락은 누구의 입에서 희롱했을까 새하얀 얼굴에 육자배기 장단 처도 좋을 젓가락도 놓였다 수많은 이가 거쳐 간 지문이 새겼다 지웠다 남았다 내가 잡은 숟가락이 입에서 시중든다 아주 똑똑하고 명확하게 맛으로 향으로 치장하고 옆에서 시중드는 꽃.. 자작글-012 2012.09.15
욕정 욕정 호 당 2012.9.15 아무 꽃이든 싱싱하면 된다 깊숙이 파묻고 흠뻑 쏟고 빨고 싶다 불임의 꽃이 되든 발아의 배아가 싹이 트든 뒤돌아보지 않는 무책임한 벌이다 이 꽃 저 꽃 넘나들면서 단물만 쪽쪽 빨고 대책 없이 날아가 버린 벌 누구에게나 허락하는 꽃을 뒤돌아보지 말라 미련 두지 .. 자작글-012 2012.09.15
독수리 독수리 호 당 2012.9.15 눈 덮은 영상 구름도 정복 못 해 중간에서 어정쩡하다 사라지고 숱한 산악인이 목숨을 걸지만 성공은 바늘구멍 한 마리의 독수리는 허공의 길을 훤히 내다보지만 번번이 구름에 걸리고 절벽에 부딪는다 수많은 정복자가 시도하는데 독수리도 중간에 나래 접고 만다 .. 자작글-012 2012.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