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야 밥 잘 먹는냐 : 진우야 밥 잘 먹는냐 호 당 2012.6.1 꿀맛이다 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어 더 시간을 늦추어 그때 먹고 싶어도 안돼 정한 시간에 먹어야 해 그래서 꿀맛이지 반찬 투정 밥투정 편식 간식은 그전의 버릇 투정한 것 용상의 호강이었었지 네 입맛 변했지? 더운밥 찬밥 가릴 건가 무엇을 배식.. 자작글-012 2012.06.02
봄을 재촉하는 마음 봄을 재촉하는 마음 호 당 2012.5.31 혹독한 고문을 당한 활엽수들 움츠릴 대로 움츠려 시려서 벌벌 떤다 꽁꽁 언 냇바닥 얼음 뚫린 구멍으로 봄이 오라는 소리 졸졸졸 냇가 버들강아지는 탐스러운 깃털 흩트려 봄을 발상하지만 봄의 전령일 뿐 아직 동장군이 기세 꺾일 줄 모르고 송곳날 새.. 자작글-012 2012.05.31
여수 액스포 아쿠아리움 

 여수 엑스포 아쿠아리움 호 당 2012.5.30 3시간 넘게 달려와서 핵심 볼거리인 줄만 알고 인파에 인파는 여기서 정체 벌통에 매달린 꿀벌 같다 3시간을 8 구비 돌고 서고 3시간을 분 냄새 입 구린내 맡고 3시간을 비 맞고도 불평 없고 3시간을 어깨 궁둥이 젖가슴 허.. 자작글-012 2012.05.31
서예 임서 서예 임서 臨書 호 당 2012.5.29 그 풍경 속에서 따로 노는 것이 아니야 그 속에서 나도 풍경이 되는 것이지 그 속에서 뚫어지게 바라보고 풍경의 중심 속으로 스며 투명한 면사포를 덧씌워 같은 형체로 그어대는 것이지 그 풍경에 되어보고 나서 다시 견주고 비뚤고 모나고 일그러진 곳을 .. 자작글-012 2012.05.31
고추잠자리 ** 고추 잠자리 ** 호 당 2012.5.28 너는 고추잠자리로 나를 두고 맴돌았지 서로 돌아도 돌아도 어지러운 줄 모르고 빨갛게 익어갔지 그러던 나 네가 준 붉은 고추 같은 사랑 주머니 매고 방위의 고지를 넘으며 의무를 수행하고 있단다 고추잠자리야 서릿발이 돋고 고추밭은 폭삭 내려앉고 내.. 자작글-012 2012.05.28
군대생활은 정체기간이 아니다 군대생활은 정체기간이 아니다 호 당 2012.5.27 어린 너 귀염과 사랑은 천륜의 끈이다 군인의 길로 의무를 수행하니 대견하다 의무를 하나라도 저버리면 살아도 절름발이야 의무는 신선한 공기보다 더 신선한 상위의 덕목 결격 없는 남자로 보증받았으니 남자라면 현역군이 되어야지 군대 .. 자작글-012 2012.05.27
가내 공장 가내공장 호 당 2012.5.26 50년대 후반 재학 시절 값싼 자취방 구했다고 좋아했다 도구를 정리하고 있는데 찰깍찰깍 계속되는 소리 아차 잘못 왔구나 보아하니 여공들이 쉴 새 없이 같은 톤 tone 같은 색깔을 발산하여 만들어내는 땀 밴 피륙이 그들을 짓누르고 있을 것 같다 얼마나 혹사하는 .. 자작글-012 2012.05.26
자화상-1 자화상-1 호 당 2012.5.25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도시의 새벽은 가로등으로 밝다 천둥이 치고 번개가치고 비를 뿌려 그리웠던 것들은 모두 피하고 들어내기 부끄러웠던 것들이 눈앞에 얼른거린다 우산을 박고 가는데 가로등 빛이 빗줄기를 대동하고 교문 옆에 세워둔 볼록한 바위에 새긴 표.. 자작글-012 2012.05.25
여우 울음소리 여우 울음소리 호 당 2012.5.24 어릴 적 저녁 해질 무렵 산기슭에서 캥캥 울음소리 지진이 울렁거리듯 발칵 뒤집혔다 마을을 뒤덮은 흉측한 울음을 재앙을 뿌린다고 청년들은 그쪽으로 달려간다 집집이 빗장을 걸고 문을 꼭꼭 닫고 재앙의 입김이 못 들어오게 뭐 여우가 꿈꾸는 원초적 본능.. 자작글-012 2012.05.24
국어공부 국어공부 호 당 2012.5.24 어릴 적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만 거두어들인 공부 커갈수록 속에 감춘 후회의 그늘을 끼고 장막을 두르고 살았다 겉보기는 훤하지만 홀소리 닿소리가 가슴 속에서 잠들고 있어 그놈을 깨워 가슴 펴고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흘려보내고 싶어 큰 맘 먹고 이 문을 .. 자작글-012 2012.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