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월 호 당 2012.5.3 계절의 여왕이라는데 여왕답게 우아하게 꾸미는 5월 싱그러움과 푸름으로 아름다운 꽃으로 수놓아 외장을 꾸며내는데 여왕과 같이하자면 자꾸 벗어야만 견디겠어요 여왕이여 아름답게 치장하지만 어쩔 수 없이 벗을 대로 벗어 내가 풍기는 미의 발상을 당신과 겨루어 .. 자작글-012 2012.05.03
야행성 


 야행성 호 당 2012.5.2 낮이면 찍소리 못하고 처박혀야 한다 밤이면 내 세상인 걸 너희는 고요한 휴식으로 눈감지만 난 너를 사로잡았을 적엔 쾌감은 업히는 것보다 몇 배 더하다 나는 덫을 놓지 않는다 야비한 짓이니까 거미줄 치는 행위는 비겁한 .. 자작글-012 2012.05.02
봄날 봄날 호 당 2012.5.2 막 피어나는 젊은이 푸른 이파리처럼 싱싱하다 미끈한 종아리는 희디흰 속살로 폐기를 뿜는다 운동장에 쏟아져 나온 꽃봉오리들 잔뜩 부풀어 건드리기만 하면 활짝 터뜨릴 것 같다 숲 속에서 비둘기 한 쌍 봄 꿈에 젖었다가 화들짝 놀라 달아난다 봄 꿩이 운다 짝을 찾.. 자작글-012 2012.05.02
사이 사이 호 당 2012.5.2 입주한 지 10여 년을 우리는 숯가마의 한 구멍을 드나들었다 형제는 아니더라도 같은 숯가마에서 열 받아 가히 숯이 되었는데 유독 생나무가 된 그녀는 외딴 속성 숯가마에 올라타고 조금만 데우면 금방 덕담이 활활 탄다 꼬마 숯덩이는 눈망울에 불붙여주면 생기가 좔.. 자작글-012 2012.05.02
몸살 몸살 호 당 2012.4.30 아무리 생각해도 죄는 없다 사또 앞에서 벌벌 떨고 곤장 내려칠 것 같아 움츠린다 쭈뼛쭈뼛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대중 앞에 홀랑 벗고 선 듯하다 뼈마디가 내려앉는다 오동나무 관절이 빠져나와 오돌오돌 파리한 입술이 사시나무처럼 떤다 평안의 묘약을 한 입 털어 .. 자작글-012 2012.04.30
이른 봄 냇가 ♡♣ 이른 봄 냇가 ♣♡ 호 당 2012.4.28 냇물 소리도 차갑고 반질반질한 돌에 비친 햇살도 차갑다 언덕배기에서 분 봄바람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들 봄의 전령 같지만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냇바닥을 훑다가 처박혀 그만 싸늘해진다 냇가 가장자리 얼음은 제 모습 잃지 않으려 안간힘 쏟지.. 자작글-012 2012.04.29
벚꽃 벚꽃 호 당 2012.4.25 임 소식에 부푼 가슴 가끔 꽃샘하는 망나니의 시린 눈초리도 견뎠다 화사한 임이여 내 가슴에 회포 풀어다오 그대 오는 날 일제히 꽃등 밝히고 당신을 맞아요 가슴 터질 듯한 하얀 기염 氣焰을 토한다 벌 나비들 일제히 찾아들고 뭇사람들 축복의 메시지 짧은 만남 헤.. 자작글-012 2012.04.25
혈압 혈압 호 당 2012.4.24 대지의 교향악이 피어나고 맑고 환한 오전 나는 뮤직박스에서 물리적으로 가공한 음악을 듣는다 내 생음악은 입을 꾹 다물고 팔뚝을 둥둥 걷고 쑥 박아 넣었다 153, 156, 155이라는 점수가 게시 워낙 생음악에 강해서 핏대를 세운 것이다 화창한 교향악이 막 달아올라 훌.. 자작글-012 2012.04.24
대지의 교향악 대지의 교향악 호 당 2012.4.24 대지는 교향악을 울리며 막 발돋움한다 교향악을 들은 우리 어울리지 않게 막춤을 추며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간 웅크리고 움츠리고 오들오들 떨고 새파란 입술로 노래 한 곡도 떨기만 했다 보라 대지의 교향악이 퍼진다 가볍게 가볍게 훌훌 벗어던지고 즐거.. 자작글-012 2012.04.24
홀몸 노인 홀몸노인 호 당 2012.4.22 혼자란 외로움이다 유행어 왕따도 그렇다 홀몸노인의 외로움이 깊은 골짜기 아무도 찾지 않은 심지어 벌 나비도 앉지 않은 한 떨기 꽃 피어도 씨앗 맺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지는 외로움과 같다 사람냄새가 그립다 소외된 끝자락에서 외로움을 씹는다 쌀밥 한 그릇.. 자작글-012 201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