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 백도 호 당 2013.2.7 야밤이 아니더라도 백주 대낮도 괜찮다 이미 너는 까틀비늘 다 벗고 하얀 속살로 익을대로 익었다 단물 한입 삽키고 싶다 하얀 속살 유혹의 표적에 침을 흘려야 될 곳 한 입술로 혀로 자극받을 백도의 침실 백도를 두고 졸음 청하거나 권태로운 하품 따위는 차디찬 석고.. 자작글-013 2013.02.07
호박 겨울나기 호박 겨울나기 호 당 2013.2.4 혹독한 추위를 피해 방공호에 대피하듯 했으나 늙은 호박 몇몇은 얼어 터지고 허리가 문드러지고 침상에서 고통과 함께 뒹굴어야 하는 것들이 찬바람 맞은 고구마 같다 생생한 호박 몇 덩이는 눈알이 반들거리고 있어 무척 반가웠다 그러나 몇 개는 놓여있어.. 자작글-013 2013.02.05
고가(옛날집) 고가(古家) 호 당 2013.2.4 새 옷 단장하고 새 출발 할 때는 남부럽지 않은 청춘과 같았다 보는 이 모두 부러워했고 짙은 푸른 색감이 난다고 했다 비바람 천둥은 지금도 맞는다 그보다 억센 시련을 받았다 총알 세례를 받고 타의에 넘어가서 쓰라린 피비린내도 맡았다 허물어가는 모습은 기.. 자작글-013 2013.02.05
골목길 사람들 골목길 사람들 호 당 2013.2.2 왁자지껄한 골목 삶을 외치는 절규의 소리 음색 다른 소리로 낚시를 던지는 골목 각질처럼 붙은 평상이 좁은 공간 양변에서 특징적인 맵시와 요염한 스타일로 눈을 사로잡으려 한다 어깨를 밀치고 궁둥이를 맞닿아도 그곳은 불문율 성추행이 아니다 붉힐 거.. 자작글-013 2013.02.03
밀림속의 눈동자들 밀림속의 눈동자들 호 당 2013. 1.31 거기는 책의 밀림이다 항상 부족한 의자 때문에 경쟁이다 채신머리없이 새파란 이파리들과 경주한다고 누런 이파리 흔들며 좇아갔다 꽉 메운 의자에서 새파란 이파리들은 이슬을 막 걷어차고 말없이 꽃봉오리를 만들어 치밀어내려 무언의 공을 들인다 .. 자작글-013 2013.01.31
곤두박질 곤두박질 호 당 2013.1.30 거의 바닥을 들어낸 호수에 조각배 하나 움켜쥐고 좋아했다 무작정 세월을 흘리면 수위가 높아지리라 욕심부렸다 이곳저곳에서 밀물이 몰려오고 큰 배는 쉼 없이 들락거림에 힘입어 조각배는 산 고지의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보고 손에 닿으리라는 욕심을 부렸다.. 자작글-013 2013.01.30
사진 전시회 예술의 모퉁에 핀 꽃 한 송이 -사진 전시회에서- 호 당 2013.1.29 찰나 刹那의 예술은 빛으로 다가왔다 각기 카메라로 움켜잡은 찰나의 숲에 내 눈은 숲을 파헤쳐 색채를 해부하려 한다 색채는 각자의 마음을 끌어 잡아 기어이 셔터를 누르고 플래시를 터뜨리려야 했다 영상을 꿰뚫어 그의 .. 자작글-013 2013.01.29
유산 유산 호 당 2013.1.26 플러그 plug를 꽂고 신음하는 듯한 괴성의 음반은 낯 뜨거울 정도로 돌고 있었지 일정한 속도로 돌아갈수록 내 배는 불룩한 산봉우리 되어 식성이 왕성하고 뭐든지 삼켜야 속이 풀린다 냉장고는 일정한 온도로 잘 보전하였고 음반을 돌아갈수록 희열과 희망이 부풀고 .. 자작글-013 2013.01.26
바람 소리 바람 소리 호 당 2013.1.26 북극을 맴돌던 바람이 미친개 날뛰듯 내려와서 길을 툭툭 갈라놓고 소리 지른다 귀 빨간 솔 이파리를 목이 메인 소리 지르게 하고 나뭇가지를 윙윙 울려놓고 닥치는대로 소리 질려 두들긴다 털모자 풀풀 날려 전깃줄에 걸쳐놓고 윙윙 소리치다 심술궂게 치마 까.. 자작글-013 2013.01.26
봄 시냇물 봄 시냇물 호 당 2013.1.26 차디찬 산마루 뿌리털을 훑고 달린다 봄 햇살을 가슴에 가득 품고 한발 한 발 내딛는 냇물 성큼성큼 제 몸살 키워가며 들로 마을로 달린다 지금 널브러진 꽃과 꽃가루가 새 생명을 생성하는데 나는 고명으로 살려 한다 메마른 가슴을 흥건히 적셔 푸른 희망을 움.. 자작글-013 2013.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