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조직에 붉은 올가미 밝은 조직에 불신 올가미 호 당 2013.2.26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휴대폰 벨 소리 여기 신한카드사인데요 슈퍼카드로 갱신하세요 조건을 듣는 중 버스는 도착했다 그렇게 하세요 승낙해버렸다 세상은 아주 편하다 각기 그림으로 차를 타고 교통카드 결제에서 각기 성격을 읽어가며 편하게 .. 자작글-013 2013.02.28
그곳에서 살고 싶다 그곳에서 살고 싶다 호 당 2013.2.27 당신 그런 곳이면 살고 싶지 도시의 매연과 각축의 칼날을 피하려 매일매일 속태워야 하는 여기 훌쩍 떠나 볼까요 거기는 경쟁도 없고 맑은 공기에 해맑은 인심이 서린 곳 햇볕이 조금 따갑더라도 정답게 느끼는 곳 꿩 참새 소리 듣고 봄의 신록에 산 꿩.. 자작글-013 2013.02.28
추억의 운동화 추억의 운동화 호 당 2013.2.27 어린 10살 촌뜨기 발에 운동화가 신겼다 땅바닥 밟는 발은 조심조심 애착 애착 터벅터벅 쿵쿵 발자국 찍지 못해 그저 살살 땅 꺼질라 촌뜨기 모인 교실에 시샘의 올빼미 눈알들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만 피웠는데 함부로 교실에 운반했다가는 담임의 눈초리 무.. 자작글-013 2013.02.28
아침 아침 호 당 2013.2.27 어젯밤 휴식을 어둠이 다독여 주었다 어둠을 몰아내는 밝음의 신이여 온갖 생을 들추어주어 새 기운 몰아 주었네 새는 알을 낳고 꽃은 요염을 떨치고 나는 일터 나갈 기를 펼친다 생명을 잠 깨워 기를 넣는 아침 하루의 출발에 신선한 아침을 맞는다. 자작글-013 2013.02.28
난 난 호 당 2013.2.27 언제 보아도 고고하다 네게 가까이 가기 두렵다 풍기는 기풍이 댓잎같이 빳빳하고 속은 청아하여 깨끗한 선비 같다 그러면서 한 줄기 꽃 향은 선녀의 체취인양 먼 곳까지 뻗는구나 한 포기 난의 기품에 푸른 칼날처럼 죽죽 펼쳐 그만 머리 숙여 경외 敬畏로와 선뜻 다가.. 자작글-013 2013.02.28
구수산 도서관 구수산 도서관 호 당 2013.2.25 거기 책들이 미녀의 향기로 산기슭에 모여있지 책들이 낮 밝은 향기로 빛깔로 뻗는 시간과 꿈을 삭이고 조용히 사색하는 어두운 밤의 시간을 갖고 있지 향기와 색채와 흡인력에 모이는 벌 나비 같은 남녀노소의 입술과 후각 시각의 나래를 미녀에 취하는 날.. 자작글-013 2013.02.25
양파껍질 벗기기 양파껍질 벗기기 호 당 2013.2.24 양파껍질 깐다는 것은 앙칼진 여자 속옷 벗기는 것보다 어렵다 질금질금 눈물 흘리며 몇 꺼풀 못 벗기고 재채기에 눈물범벅이 되지만 아무리 앙칼진 여자라도 살살 독을 올리면 그냥 슬슬 잘도 벗겨지지 밤에 양파 벗기는 남자의 재간은 눈물 없이도 되거.. 자작글-013 2013.02.25
불수의근 불수의근不隨意筋 호 당 2013.2.24 인간 구멍에 통기성이 있어야 하고 수의근과 불수의근이 잘 어울려야 반듯한 사람 그녀의 마음이 헤퍼 함부로 수의근을 열어젖혀 경망스럽기만 한데 때로는 불수의근이 태만하면 품위를 잃어버린다 늙음에 구멍마다 나와야 할 곳과 나오지 말아야 할 곳.. 자작글-013 2013.02.25
털의 습성 = 털의 습성 호 당 2013.2.24 둘이 자고 일어나면 털의 성전이다 너는 밍크 털 나는 오리털 둘은 꼬불꼬불한 검은 털 보온과 희열의 뒤풀이에 희생한 것 굳이 내력을 따질 것 못되지만 안전과 보온이 전재였지만 후자는 생의 창조다 꼬불꼬불하든 폭신하든 아름다운 것이다 경멸하거나 죄의.. 자작글-013 2013.02.24
네게로 가는 길 네게로 가는 길 호 당 2013, 2, 23 네게로 막 달려가고 싶어도 무수한 가시덤불이 얽혀 마음만 훌쩍 날려 보낸다 그쪽에서 막 라일락 향기를 피울 것인데 먼 곳에서 상상의 나래만 퍼덕여 본다 밤중 도둑고양이 살금살금 걷듯 너의 깊은 우물에 두레박 내려뜨리면 가득 사랑의 단물 담아 올.. 자작글-013 2013.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