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 구무소 황지 구무소 호 당 2013.1.22 아무도 앞일을 모른다 지금이 가장 행복을 부르는 만개한 꽃나무인 걸 아 저 낭떠러지 곤두박질쳐야 하나 하루아침에 절망의 구렁텅이에 잠겼어 세파는 나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막 용솟음치고 어지럽다 헤쳐 나오려 하면 끌어들이는 손아귀 삶을 너무 편하게 .. 자작글-013 2013.01.22
그늘에 누워서 그늘에 누워서 호 당 2013.1.22 딱히 정해 놓은 일 없어 그늘에 편히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만강이 스치는데 찌릉 핸드폰 메시지 소리에 열어본다 언 듯 지나가는 분홍빛 한 줄기에 야릇한 흥분으로 벌떡 일어났다 꽃길로 달려야지 풀잎 뒤에서 명랑한 풀 울음이 내가 그리는 그녀의 메시지.. 자작글-013 2013.01.22
이름 이름 호 당 2013.1.22 물컹한 몸매에 강아지, 개똥이, 붉은 물이 들끓는 사랑 한 덩이 한평생 떳떳이 내걸어도 좋을 문패 그는 나를 대신하는 이름 갈고 닦을수록 반짝 빛날 이름 만인의 가슴에 새겨 줄 이름 석 자 호적에 족보에 이름 올려놓고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이름 알갱이는 썩고 껍.. 자작글-013 2013.01.22
산수유 꽃 산수 꽃 호 당 2013.1.22 잔설이 아직도 버티고 있다 내가 꽃망울 터뜨리는데 버텨봐야 소용없다 조숙한 내 가슴 울렁거린다 그 임을 기다리는 준비는 끝났다 활짝 열어 놓고 있어 나의 그리움을 달래다오 때맞추어 생을 피우는 꿀벌들 너는 목적을 위하면 머나먼 여정도 마다치 않는다지 .. 자작글-013 2013.01.22
전류는 흐른다 전류는 흐른다 나는 금속성의 줄기에 스며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엄연히 내 존재는 있다 굽든 곧든 금속성을 좋아해 그 길 따라 도도하게 흐른다 나의 생성의 근본은 마찰력이다 마찰의 속성은 생성을 수반한다 남녀의 마찰엔 제이의 생을 탄생하고 음양의 마찰은 섬광을 생성한다 나.. 자작글-013 2013.01.18
차량수리장 차량 수리장 호 당 2013.1.17 병원에 가면 아픈 이만 모여들고 이곳은 찌그러지고 상처만 우글거린다 내가 어쩌다 이곳에 왔지 전적으로 내 잘못은 아니다 그 작자가 잠시 꿈꾸듯 졸다가 이 지경이 되었다 원망한들 소용없지 숨이 막힐 듯한 호흡을 참자 오장 육부 일부만 손보면 된다 아직 .. 자작글-013 2013.01.18
풍란 
 
 풍란 호 당 2013.1.17 나의 원 고향은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 절벽이다 파도와 바다 풍랑 갈매기는 가까이에 두고 밤낮 파도에 젖고 해풍에 젖고 풍광 물보라를 받아 살아간다 사람들은 나를 고고하다 한다 사철 푸르고 향기 흩날리면 이웃 멀리까지 덮고 남는.. 자작글-013 2013.01.18
배추김치 배추 김장 호 당 2013.1.17 푸름을 한껏 뽐내고 산다 내가 오라 손짓 발짓 애교를 퍼부어도 끄떡없다 할 수 없지 옛날 보쌈 지워 끌고 왔다지 그보다 더 잔인한 수단을 써야겠다 뿌리째 뽑아도 밑동을 잘라도 끄떡없어 항복하지 않는다 무지한 고문 하듯 겉옷을 훌훌 벗기고 속살 하얗게 드.. 자작글-013 2013.01.18
산수의 밑에는 ★ 산수 傘壽의 밑에는 ★ 호 당 2013.1.16 팔자 좋은 이라 하지만 산수傘壽의 우산 아래는 약봉지가 수두룩 놓여있다 흘러간 세월에 기아의 설움이 얼룩져서 사라졌고 풍요의 뱃가죽은 불룩한 기름만 들끓는다 꿈조차 그리지 못한 세월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다가오지만 산수의 우산은 우.. 자작글-013 2013.01.16
권태 권태 호 당 2013.1.16 곤한 4월 어김없이 5시에는 열두 바퀴 돌았어야 할 내가 오늘 아침은 닫힌 눈을 하품으로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 창밖은 꾀꼬리가 재촉하는데 어깨를 짓눌리는 졸음으로 동면하는 개구리 같다 앞산을 지키는 육중한 바위가 긴 잠에 묻힌 듯 묵묵한데 재빠른 이가 등을.. 자작글-013 2013.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