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 축구공호 당 2013.12.7 흠집 하나 없다 팽팽히 부풀어 통통 튄다 발랄한 모습으로 부러운 눈총을 받는다 눈길을 끌려 탱탱하게 부풀려 보일 것만 모두 들어내어 놓고 까발려 놓아 차보라 한다 어디 바람만 잔뜩 끌어안고 있지 않다 새파란 꿈은 공기의 탄력과 직사광선으로 영글었다 보라 .. 자작글-013 2013.12.07
봄동 봄동 호 당 2013.12.7 모두 까발라 놓고 받아들인다 한다 날카로운 바람 차디찬 칼날에 실린 햇살 몰아치는 눈발 나에겐 모두 얼음장 보다 더 싸늘한 차디찬 고문이다 받아넘겼다 그 보람으로 내 속살은 달고 연한 푸른 사랑으로 익었다 내 계절 봄이 왔다 봄 햇살이 어루만질 때 모진 질곡.. 자작글-013 2013.12.07
우리 틈 사이는 단단한가 우리 틈 사이는 단단한가호 당 2013.12.6돌 모양 다르듯 사람의 마음도 제각각인 것을하나로 묶어 돌탑 쌓듯 하면 조화를 이룰 것인가산에 오르다 보면 반듯하게 쌓아 올린 돌탑을 본다균형을 잡고 틈 사이를 괴고 맞추고 뜯어 새로 괴고 드디어 완성한 돌탑성격이 제각각인 인간을 마음 녹여 돌탑을 쌓으려면내 날카로운 모서리를 다듬고 상대방 뾰족한 부분을 내 움푹한 가슴으로 받아들여 맞추면, 그래도 틈이 생기면 마음으로 웃음으로 괴어주면 반듯한 돌탑이 될 것이다나를 양보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버팀으로 자리 잡으면 기울어지는 돌탑을 우뚝 세울 것이다. 자작글-013 2013.12.06
모른척해도 될 것인가 모른척해도 될 것인가 호 당 2013.12.6 10여 년을 드나들고 나니 도로 양편에 가로수까지 생겨 푸른 잎 돋아났다 잘 나가던 골목에서 꼬리 짤린 도마뱀처럼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당해도 나는 모른척할 것인가 반들거리는 삶의 빛깔에도 뒤편에는 그늘로 가려있어 새싹들끼리 짓밟거나 새싹.. 자작글-013 2013.12.06
지리산에 오르며 지리산에 오르며 호 당 2013.12.5 뻐꾹새 슬픈 울음 산울림 되어 고혼을 달래는 메아리인가 봐 신록은 해마다 지고 피고 하는데 탄흔에 묻힌 영혼 지하에서 우는가 그런 사연 모르고 새로 난 입술들 그날의 아픔을 알기나 하나 포성에 놀랐던 푸른 나무들 원혼을 깊게 묻고 나 몰라라 푸르렀.. 자작글-013 2013.12.05
사양길에서 다시 꽃피다 사양길에서 다시 꽃피다 호 당 2013.12.4 활활 타오른 석탄 불꽃 검은 분진 속에도 희망의 꽃은 오래오래 필 줄 알았다 깊게 몰아 쉰 숨결이 내겐 답답한 희망의 불꽃이지만 대를 잇지 말자고 더 깊이깊이 파고들었다 시커멓게 흐르던 강물이 맑아지고 갱도의 불꽃이 희미하더니 무너지기도.. 자작글-013 2013.12.04
더 담금질해야 한다 더 담금질해야 한다 호 당 2013.12.4 내 어릴 적 풀무 밀며 불꽃 날려 달구었다 대장장이는 칼이든 낫이든 달구고 두드리고 갈고 닦고 담금질하면 새것으로 날렵해진다 나는 이만큼 살아오면서 풀무 속을 기어들어 담금질 한 번 못했으니 얼마나 무딜까 베도 들지 않는 낫 칼로 시 한 편을 .. 자작글-013 2013.12.04
이빨이 아프다(치통) 이빨이 아프다(치통) 호 당 2013.12.2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에 맴돌면 다른 생각 뛰어들 여지없지 이빨 통증이 그 속에서 같이 맴도니까 스며버리지 그 정도의 미미한 통증은 한가한 이의 사치일 거야 어제까지 작품을 공모함에 던지고 로또복권 사서 기다리는 설렘이다 한고비 끝나니 그만.. 자작글-013 2013.12.03
벼랑끝 바위에 청청한 소나무 ♣ 벼랑 끝 바위에 청청한 소나무 ♣ 호 당 2013. 12.1 내가 여기 유배 온 것이 아니다 흙탕물 같은 세상을 피해서 온 것이다 비옥한 땅에서 거들먹거리지 말라 사람 냄새 가까이 맡는다고 사랑인 줄 착각 마라 네가 좋은 환경 주겠다고 명예의 깃발 달아 주겠다고 꾀이지 말라 협상도 하지 .. 자작글-013 2013.12.03
가는귀 먹었어 가는귀먹었어 호 당 2013.11.28 산수 傘壽의 우산을 쓰고 같이 걸으며 무슨 말을 걸어 온다 “당신 가는귀먹었어.” 그 말이 비위를 건들어 내 귓바퀴를 당기면서 귓속을 후벼냈다 그래 TV 볼륨 올리고 낮추는 것은 귀청 마당에서 신 나게 춤춰도 흥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일 뿐 꼬불꼬불한 귓.. 자작글-013 201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