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일 -곤드레밥상- 5월 8일-곤드레 밥상-/인보/2023.5.8 받은 효심을 더 보태려 내자와 함께 바퀴를 굴렸다 곤드레 밥 앞마당 빽빽하다 비집고 들어가니 젊은이들 내외 연인들 일제히 쏜 눈총이 따갑다 흥! 백수 내외 나들이한다 내쯤 되어 봐라 어디 간들 차량이 꼬리 잇는다 생생한 양파 뿌리 내리려 방향 찾아 핸들 잡고 있어 바깥바람에 콧바람 난다 어버이날 내 손으로 축포 쏘아 올린다 은어 한 쌍은 빛 번쩍거려 여울 차고 오른다 자작글-023 2023.05.09
태백산백-어버이날- 태백산맥-어버이날- / 인보/2023.5.7 오늘 일요일 내일 어버이날 태백산맥이 효심으로 출렁거려 돼지 갈빗살 풍미로 쌓였다 그 넓은 앞마당 바퀴가 빽빽이 구르고 비는 축복하듯 하늘이 감동한다 오래 살아온 보람이다 보리밭 가꾸어 익도록 배를 움켜 애간장 타던 이들 허리 구부정 뒤뚱뒤뚱 딸인지 며느리인지 부축받아 태백산맥을 넘는다 그대가 피땀 흘려 심은 묘목 커서 풍성하게 열매 달아 익어 만끽하도록 살아온 것이 오늘 효의 산맥에서 효도를 받는다 자작글-023 2023.05.08
연습 연습/인보/ 2023.5.7 연습은 본 행위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 단계 선생질은 실습인 연습을 거쳐야 한다 젖 뗄 무렵 젖꼭지에 금계랍을 바르기도 했지 연습을 통해 학생티 떼려 했지 나는 젖 떼려 사탕발림하고 젖비린내 속에서 풋내 확 뿌리면서 이건 연습이야 하자 어린눈 망울들이 우린 연습이 아니라고 깔깔깔 명패 반납한 후 질의 속성 버릴 수 없어 버들강아지에 물 올릴 연습 한다 눈 틀 채비는 끝냈다 자작글-023 2023.05.07
요양원 요양원/인보/ 2023.5.6 한 여름날 호박꽃 호박벌 같은 이만 모인 곳 들어가면 끝장을 보는 곳 마주한 식탁엔 땅콩이 쌓여있다 나이만큼 세어 앞에 모으란다 나이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만용을 부린 적이 있었나 셀 수 없는 땅콩 알 세다 잊고 갖다 놓았다 다시 세다 나이도 잊고 땅콩도 잊는다 봄은 다시 온다 기억은 한번 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 땅콩만 만지작거리다 잊는다 오늘의 요양은 나를 잊는 것이다 자작글-023 2023.05.06
밭갈이 밭갈이 /인보/ 2023.5.4 깊이 잠들었던 흙이 밖으로 나오며 하품한다 시원한 바람과 눈부신 햇살 받아 온몸을 생동한다 깊이 숨었던 땅강아지 지렁이들이 놀란다 햇볕을 싫었던 가봐 급히 땅 뚫고 들어간다 내게 오래 머문 것들이 곰팡이 슬고 좀 벌레가 기생한다 툭툭 털고 버릴 것은 버리고 거풍한다 햇볕 받아 생동하는 듯하다 걸음 종이에 올려 여과시킨다 순수 이전으로 돌아간 듯 산뜻하다 밭갈이는 흙의 뒤바뀜이다 겉흙과 속흙이 고대하면서 한 해의 노고를 위로하는 듯 새 기분이다 가끔 내 신변도 밭갈이해야 한다 자작글-023 2023.05.04
면역이 생길까 면역이 생길까 /인보/ 2023.5.3 벌써 2년을 지났다 척추가 어긋났다면 파생되는 질환은 많다 내자는 온몸 성한 곳이 없다 알약 한 움큼 털어 넣고 밤을 지새운다 낮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움직임 가령 밥 짓고 반찬 장만하고 빨래하고 정신 알고는 그냥 있을 성질 아니다 밤은 편안한 안식이 되어야 한다 야행성이 아닌 동물은 풍요로운 밤을 꿈꾼다 통증은 낮을 잊고 밤은 시들했던 이파리 파닥파닥한다 김치 하듯 배춧잎에 소금을 친다 잠들까 12시를 넘겨 파닥파닥하다 통증이 송곳으로 콕콕 이파리 생생하다 소금 몇 움큼 더 친다 면역은 한 움큼의 알약과 더 친 소금으로 생길까 겨우겨우 밤을 지새운다 햇볕과 함께 면역을 주시한다 자작글-023 2023.05.03
이탈 이탈/인보/ 2023.5.2 우아한 로트레크의 풍채에 취해 뼈까지 스며들면 분명히 이탈한 꽃나비는 옥시토신을 분비하고 말고 마주 잡은 손이 점점 뜨거워진다 그럴수록 대담하게 이탈을 꿈꾸어 공간의 바람 빠져나가 밀착하게 된다 하얀 낯바닥이 점점 붉어진다 찜질방에 후투티 새 땀 흘리다 웃통 들이밀자 기사도는 잠시 몽롱해진다 이탈의 각도가 둔각으로 벌어진다 화음을 낼 기미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불순물이 들어가기 전에 병뚜껑을 닫았다 로트레크의 기사도를 믿어도 된다 후투티 새야! 안녕 자작글-023 2023.05.02
내 시집의 뿌리 내 시집의 뿌리 /인보 2023.5.1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걸맞은 이름 말순이는 늦가을에 났다 흐르는 강물은 멈추지 않는다는 상투어를 잠언인지 시어인지 쉽게 구별되는 *버력을 몰랐다 수구 지심 首丘之心은 늙을수록 간절한 어구를 차마 쓸 수 없어 동구 느티나무로 대신했다 촌티 벗지 못한 촌닭 모진 10년을 동안거하듯 참선 끝에 산과 산 사이 정기를 받았다는 깨달음의 열매가 환골이다 *광산에서 광물질이 섞이지 않은 잡석 자작글-023 2023.05.01
경마장에서 경마장에서/인보/2023.4.30걷는 시간보다 뛰는 시간에목멘 족속들의 투기장주마가편이란 수식어는 내게는 괴롭다나라고 폐자가 되고 싶지 않아투기심에 눈먼 족속들과 광기에 아우성치는 관중들 놀음에젖 먹은 힘까지 쏟는다승자가 아니면 허탈뭐 경기에 출정할 무렵은 공주처럼 대접받는다경기장에 들면 나라고강심장이겠나미친 듯 달리지만 주마가편너희 놀음에 나는 가혹한시간을 겪는다 자작글-023 2023.04.30
잣나무 솔방울 잣나무 솔방울/인보/ 2023.4.27 푸르다는 마음이 곧다 맑다는 것으로 통한다 그러나 푸르게 되려면 그냥 쉽게 이루겠느냐 해님에게 경배하고 땅에 무릎 꿇고 대지에 웃음 지어 그제야 이룬 것이 솔방울 아직은 여물지 않았다 푸르름 잎 사이 솔방울 달아 모진 벽과 벽 사이 비집고 배아를 키운다 석벽을 뚫고 더덕 뿌리 내려 굵어져 가듯 그런 역경 쌓아 키워낸 배아 즉 잣이 생성한다 내 속마음 남김없이 풀어내어 이룬 솔방울 속 잣알 자작글-023 202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