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아래서 이팝나무 아래서 /인보/ 2023.4.25이팝나무꽃이 피면 오겠다는 당신그쪽엔 피지 않았나요만발한 꽃향기 물씬 풍깁니다당신의 향기처럼 콧잔등을 간질이니 더욱 그립네요봄날은 간다이팝나무꽃 지고 나면이 가슴 허탈해 질 거래요꽃지기 전에 온다는 메시지 보내주오당신의 하얀 맘 빨리 맞고 싶어요이팝나무꽃 떨어지기 전에애간장 타들어가 기전에함께 맞고 즐기고 싶어 자작글-023 2023.04.26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인보/ 2023.4.26 일제히 동면에서 깨어나 눈 비비며 대지를 수놓는다 하얀 얼굴이 좋다는 벚꽃놀이는 꿀벌 낮놀이처럼 끝났다 여리디여린 처녀는 햇볕 좋아하는 속성을 보여 연두의 옷 훌훌 벗어 던지고 진초록 옷으로 갈아입는다 원형탈모증 같은 오존층이 뚫릴 것을 알면서도 대기오염쯤은 가볍게 여겨 욕망을 충족하고 만다 섭씨 24도까지 끌어 올린다 봄 같지 않은 여름이라 투덜거리지말라 우리가 저지른 일들 고스란히 되돌려 받는 걸 입에 문 달콤한 시럽 금방 녹아들듯 봄날은 간다 자작글-023 2023.04.26
미간 眉間 미간 眉間 /인보/ 2023.4.24 미간이 넓든 좁든 시간이 흘린 공간이다 속이 넓다거나 좁다거나 하는 말 부질없다 심연에 돌 던져 풍덩 하고 난 후 미간에 밭고랑 몇 개 내고 꽃 매단들 좋아하겠나 미간에 내 천 자 그리지 말라 차라리 석 삼 자 그리면 웃음 나와 좋다 미간이 달라짐은 마음의 요동이다 시간이 지나간 흔적이다 자작글-023 2023.04.24
유예 유예/인보/ 2023.4.24 그는 병상에 누워있다 왔다 갔다 했던 무릎관절이 아름다웠지만 무효다 네 앞으로 다가갈 시간을 유예하리라는 믿음 간병사의 젖가슴이 네 앞에 있지만 내 시간이 아니다 함정에 빠진 호랑이 포효는 살날을 유예하는 신호다 아무도 네 시간을 대신할 수 없어 운명이 시간 속으로 스며들어 유예만 유효하다 자작글-023 2023.04.24
얼굴 얼굴 /인보/ 2023.4.24 그의 얼굴 앞에 앉으면 싸늘한 냉기가 밀려온다 인술은 믿어 맡겨야 한다 매번 전임자가 지시한 길을 지시한다 포근한 어휘 날려 위로받고 싶은 내 얼굴은 미간이 좁아진다 내 얼굴이 남에게 거울로 선다면 산산이 조각나지 않을까 두려워진다 남에게 포근한 솜털과 같은 얼굴이었으면 생각이 천성에 박힌 내 얼굴을 리모데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자작글-023 2023.04.24
미친 올챙이 미친 올챙이 /인보/ 2023.4.22 교문을 나온 같은 탯줄 벌써 개구리 되었을 때 교문을 닫을 때까지 미친 올챙이가 되어 개구리에 광기를 부린다 삿대질하며 네가 뭔데 행선 날짜를 반대하냐 화살을 박는다 참자 분통 같은 작은방 몇몇 한 탯줄 어깨 맞대어 이동한다 비좁다 비좁다 야! 너 나가라 제방도 아니면서 미친 올챙이 기고만장한 행동이 옆구리에 화살이 꼽는다 참자 교문이 지켜보는데 한 탯줄인데 미친개엔 몽둥이가 약이지 교문이 환히 웃으라고 일러주는데 참자 미친 화실 자국은 지워지지 않는다 자작글-023 2023.04.22
구심회란 다발 구심회란 다발 /인보/ 2023.4.20 한 다발로 꼭꼭 묶일 때 *무간하지 다발로 여기저기 쏘다녀 무간을 생각지 않아 좋았다 다발이 느슨해지자 뻘쭘한 공간으로 구름 낀 애틋한 바람 드나든다 다발은 말수가 적다 흐릿한 눈동자 먹먹해지자 인공 누수로 땜질한다 묶여있다는 생각이 점점 흐려진다 친구란 다발로 묶였을 때 무간하다는 사이가 느슨할수록 뼈대만 묶인다 오래 멀리 막다른 골목 어귀 서성거린다 *.서로 허물없이 가깝다 자작글-023 2023.04.21
천불난다 천불난다 /인보/ 2023.4.20 속 끓어 부글부글하는 이는 *천불 난 것이다 공양하고 불전 앞에 목탁 치는 불전 佛殿의 **千佛이 눈이 어지럽도록 천불난다 부석사 오백나한 羅漢이 염불하느라 와글와글 천불에 비길 수 있으랴 되는 일 없어 속이 불타듯 천불난다 마음 가라앉히려 천불에 공양할까 부석사 찾지만 천불은 없어 오백나한이 불경 읊으며 기다린다 천불 앞에 천불난다 하지 말라 오백나한에 풀어 달라 공양하라 천불나는 마음으로 천불 앞에 서지 말라 *속끓이다. 경북지방 사투리 **불교.현겁에 나타나는 일천 부처 자작글-023 2023.04.19
경계 경계 /인보/ 2023.4.18 누구나 넘어야 할 경계 境界는 있다 유통기한이 다가온다는 느낌은 경계 警戒해야 한다 금단의 문처럼 지키는 이는 마음에 품지 말라 경계 근처에서 서성이는 자여 화염을 뚫거나 가시밭을 걷거나 피 흘려 신음을 두르고 겨우 넘는가 하면 쉽게 흘쩍 넘는 자는 재수 좋은 복 덩굴 감아 넘는다 금단의문이 유효한자는 사천왕이 눈 부릅뜨고 칼 번쩍 치켜들고 지켜 주니 의식하려 들지 말라 그래도 모든 이는 경계를 넘어야 한다 자작글-023 2023.04.18
4월에 4월에 /인보/ 2023.4.17 4월에 더 깊은 정을 다시 다져요 매화 산수유 벚꽃 피고 지고 영산홍 등 줄줄이 이어 필 꽃들 차례를 기다리는 꽃이 있어 꽃 같은 마음을 심어 나누자고 가슴에 품었던 정을 일깨워 연두색 이파리 피듯 피워 함께 즐기자고요 4월이 다 지나면 내 마음은 더 싱싱하고 검 칙칙한 기운 뻗칠 계절의 여왕 5월이 있잖아 기다리고 함께하는 세월 꽃 같은 마음으로 건너가자고요 자작글-023 2023.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