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가는 길의 풍경들/호당/ 2024.1.10 모진 한파는 겨울 얼굴이다 싸늘한 칼날로 위협하려 든다 맞서려 하지 말라 타협하는 마음으로 두르고 덧씌우고 온몸을 감는다 만나는 사람마다 겨울에 순응하려 덧씌워 구부정한 몸짓으로 눈은 아래로 깔린다 한 해 살이 식물은 겨울이 종점임을 알아 말라버렸다 낙엽수로 이룬 산을 보라 겨울을 맞아 그제야 극명하게 들어낸 자기정체를 고백한다 대동교 틈 사이 산 것들 말라 쓰러지고 모진 태질에 목숨 이은 잔디는 말라버리고 겨우 심장만 동면 중 아픈 사람 보이지 않은 요양원은 언제나 적적하다 할로겐 등만 졸고 이래도 정부 보조금을 받아들일까 남의 일에 신경 쓰다 콧잔등이 언다 도서관 가는 길의 풍경이 모두 웅크린 모습은 천태만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