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차를 마시며 약차를 마시며 05.10.11 둘이서 어깨를 나란히 앉은 아늑한 다방. 테이블에 갖다 놓은 하얀 컵의 맹물 한잔 차디찬 냇물만 흐르고 쟁반에 담아 날라 온 약차 금새 그대의 사랑의 묘약이 흐른다. 은은한 불빛 아래 가슴달래는 음악 둘만의 호젓한 자리 약차를 마셔요 아니 사랑의 보약을 마셔.. 자작글 2005.10.12
가을 단상 가을 단상(斷想) 호 당 05.10.9 계절이 한마디 접어 들 때마다 색다른 정취(情趣)는 내 마음을 흔듭니다. 더위에 지처 그토록 기다리던 임이 분홍 머플러(muffler) 휘날리며 살며시 내 앞에 다가 서 있다. 뜰 안에 서 있는 단풍 아침부터 술에 취해 홍당무가 되어 휘청거리고 뒷동산 굴참나무는 .. 자작글 2005.10.09
사랑받는 국화 사랑받는 국화 호 당 05.10.8 수변공원에 자리 잡은 국화 아침 이슬 머금고 노랑저고리 치마로 단장 입 방긋 웃는다. 비바람 이겨내고 긴 여름 땀 흘리며 오늘을 기다려 활짝 핀 노랑 아가씨 되었다. 이제 성년으로 자라 고운 짝 찾고 사랑의 향기를 이 가을 다가기전에 듬뿍 날리고 사랑받.. 자작글 2005.10.09
운수 좋은 날 운수 좋은 날 05.10.6 호 당 체육시설을 갖춘 녹음이 짙은 숲 속에 땅거미는 코앞까지 밀려왔다. 그래도 훌라후프는 신나게 돌아가고 허리 굽히고 펴고 하늘 쳐다보고 아령(啞鈴)을 들었다 놓았다 여기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펼쳐진 하루다. 바위 돌 울퉁불퉁 개울가 언덕을 헛디딘 발로 꼬.. 자작글 2005.10.09
낚시터에서 낚시터에서 (2004.5.22) 호 당 넓다란 조곡저수지는 (통래지) 파랑물결 일구며 길 다란 산 그림자를 비추고 있었다. 길다란 낚싯대 던져 놓고 하염없이 부표(찌)를 바라보며 끈기와 인내 기대와 환희를 서로 교차 하고 있었다. 고기 낚고 시간 낚고 세월 낚으며 흐트러진 내 마음도 낚으려 했.. 자작글 2005.10.08
양주 한 잔 양주 한 잔 호 당 05.10.6 은은히 피어오르는 사랑의 향기 붉은 장밋빛으로 샹들리에(chandelier) 불빛 아래 은은히 꾀이는 음악소리 들으며 연인의 앞가슴을 적시는 양주 한잔이 오늘은 이런 사치스런 장소가 아닌 밝은 햇살 내려앉고 맑은 공기 가득 찬 푸른 소나무 아래 장소야 어디 상관하.. 자작글 2005.10.07
훌라 -후우프(hula-hoop) 훌라 -후우프(hula-hoop) 호 당 05.10.5 나는 든든한 임을 가운데 두고 자전할 줄 모르고 공전만 하는 나였다.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지만 나는 변덕부리지 않고 맨 날 한 방향으로만 돌다보니 언제나 임은 그 자리에 있었다. 임이 좌우로 요동치나 전후로 요동치나 나는.. 자작글 2005.10.05
가을비 속에 농심 가을비 속에 농심(農心) 글/高岩 주룩주룩 진종일 내리는 가을비 도랑, 도랑 개울로 모여들어 큰 시내 거센 물살로 둑을 헐고 깎으며 질풍노도로 휘몰아쳐 피땀 어린 전답(田畓) 다 찢겨나가고 하늘과 땅을 믿고 가을들녘만 바라보고 사는 농부들의 등줄기, 깊은 골지고 비 맞아 누운 가을들녘 버티어 .. 퍼온 글 2005.10.04
철없던 순자 철없던 순자 / 글 논골 "얘 순자야~~ 순자야~~ 이 지지배가 밥 처먹고 디질머리 워딜갔댜~~" 점심 먹자 마자 동네 아이들과 줄넘기 하러 간 순자 해질무렵에야 집으로 돌아왔다. "이 육실헐년아 집구석에 좀 붙어 있어 이것아 밥 처먹으면 설겆이도 허고 언네 좀 봐줘야 될 꺼 아녀 이 주럴년아" "엄마는 .. 퍼온 글 2005.10.04
탈모 빠지는 머리카락 호 당 05.10.3 한창 무성하던 솔 빽빽하여 설자리조차 차지 못할 정도로 비집고 자랐었는데 그때 윤기 자르르 흐르고 왕성한 혈기로 청청했는데 늘어나는 나이테에 밀리어 돌연변이를 시작한 소나무는 유행처럼 번져만 가고 그것만이라도 좋다 설자리 잃어버린 소나무 도.. 자작글 200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