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에 들다
호 당 2009.11.30
살다 보면 내 몸에 헛바람이
가득 쌓인 것 같아 조용히
마음의 때를 씻어야겠다
겉은 마음대로 씻을 수 있으나
속은 그렇지 않다
도복을 걸치고 참숯 방에 든다
눈을 감는다
영혼의 새는 참나무 숲을 헤맨다
새들이 우짖는 소리 다람쥐 놀고
푸른 기운이 내게로 온다
참나무 숯가마 속에 스며들어
한마음 숯에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운이
나를 적시고 도복을 절인다
소금 방에서 해님의 정기로
헛것을 증발하고 남은 한 알의 알갱이
그 속에서 뒹군다
내 몸의 찌꺼기를 증발하고 소금 같은
흰 앙금의 정수가 되어 가는 것 같다
황토방에서
황토의 붉은 기운이 뼛속을 타는 동안
살갗을 빠져나온 헛바람이
물방울 되어 떨어진다
생기를 회복하여 파란 새싹이 돋는다
찜질방을 벗은 나 새털같이 가볍다
이만하면 속 때도 씻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