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대합실 노숙자들

인보 2009. 12. 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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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합실 노숙자들 호 당 2009.12.24 하이힐을 비롯하여 신발들이 낯바닥을 문질러 그 열기로 바글바글 끓는 냄비의 물방울이었다가 점점 누그러질 무렵 외진 모퉁이는 내 공간 라면 상자 한 장 바닥에 깔면 과분한 침대 채 가시지 않은 활자들의 향 냄새를 얼굴만 덮어주면 일등 여관방이 된다 많은 눈총 받아 화끈거리고 심장이 요동치지만 이것은 처음의 일 이제 강심장이 되어 웬만한 조소나 욕설쯤은 동하지 않는 철면피가 된다 때론 코흘리개 동전에 맞아도 그저 덤덤할 뿐 간혹 배추 잎사귀로 귀때기 싸 바르면 감동이 껌벅거리고 실룩거린다 새파란 하늘이라든가 별은 내게는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래도 눈감으면 한 세상이 훌쩍 지나가는 듯 그 시간만이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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