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언덕을 허물고 고양이가 올라가

인보 2013. 11. 24. 17:25

언덕을 허물고 고양이가 올라가
호 당  2013.11.24
고루한 그 골목엔 남성 우월만 가득 쌓여
큰소리 한마디 못하는 여성의 목소리
수동적인 밤을 여는 시대는 지났다
누구의 소유물로 어두운 시간의 부속물
논밭만 주업, 폐쇄한 시간을 몰아내는
서양바람이 불기 시작했어도 
고양이는 높은 곳을 기어오르지 못했다
공장에서 남성과 시시덕거린다
때로는 꽃망울 탁탁 터뜨리면 좋아라 
수놈들 허리 굽힌다
그 언덕은 나도 오를 수 있거든 
남성의 독점물인 꼭대기를 허물었다
자연은 변한다
그 언덕을 허물고 고층건물이 들어섰고 
고양이는 맨 꼭대기에서 내려 본다
어리석은 자는 소유물로, 현명한자는
동반자로 상위에 올려놓아
고양이 노래에 장단 맞춘다
물은 아래로만 흐르는 것이 때론 
위로 퍼올리면 편해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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