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방은 금메달
호 당 2014.9.25
멧돼지는 짝만 이루면 보금자리를 우선 장만한다
새끼 두 마리 불어나도 전전 헤맨다
이 넓은 천지에 아파트 밀림은 숨 막히도록 있지만
내 몸 맡길 곳 없어 참 무능한 인생
골목마다 가로등 CCTV는 눈을 부릅뜨고 노려봐도
나는 보통사람, 좀 무능한 사람으로 너그럽게 봐다오
전세는 ‘금’ 월세는 ‘은’ 메달이다
내 발자국은 골목을 누빈다
꽁꽁 언 서러움이 굳어 소복소복 고인다
‘월세 놓음’ 코딱지가 가슴에 못 박는다
얇은 봉투에 한숨 불어넣어 부풀려도 월세는 감당 못 해
낯선 소형차가 골목을 누비다 멈춘다
너도 전세 족이군
너는 차를 굴려 귀하신 몸 마중 보려 다니니 앞선다
같은 병을 별님에 소리쳐도 귀하신 몸은 귀할 뿐 이래
새끼 잘 배는 암놈을 좋아하는 판인데 원망하지 말라
무능한 나를 원망하고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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