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청국장 맛 속으로

인보 2014. 12. 25. 10:50

    청국장 맛 속으로 호 당 2014.12.26 우물 안을 내려다보니 내 얼굴이 비친다 옆에 친구가 네 얼굴이 토종 질그릇처럼 순박하군 구수한 맛이 풍긴다 했다 내 맘이 맑은데 우물도 정직하네 내 걸어온 길에 돌무덤이나 남에게 코딱지 붙인 적 있었더냐 객물 안 벤 순둥이라는 말 자주 듣지 인심 좋은 그에 사람들이 가까이한다 맘씨 구수하여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기 때문 성깔 까다로운 고추장 같은 이야 어우르기 힘들어도 적과 동침한다는 세간의 말처럼 가까이 해보라 아릿한 홍어 냄새에 코를 틀어막듯 청국장을 꺼리는 이는 홍어의 진미를 모르는 이와 같으니 한번 스며들어 봐라 발효라는 오묘한 맛, 토속적인 구수한 향기 뽀글뽀글 향기를 피울 때 맛으로는 물론 마음을 끌어모은다 청국장에 매료되고 향기 날리는 꽃다운 여인에 홀리듯 그만 눈이 휘둥그러지고 혀가 날름날름, 청국장 향에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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