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문지기 호 당 2014.12.26 문지기는 충실했다 근무환경에 대한 불평 없이 자기 몸을 불태웠다 말을 척척 듣는 열쇠보다 더 믿음직스러워 충실한 사냥개라 생각했다 출입을 놓치지 않고 즉시 점검해서 ‘닫히고, 열림’을 말로 보고했다 가는 세월에 그도 늙어 입 다물었다 보고는 침묵해도 창과 방패로서 모순에 충실했다 오랜 세월에 출입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외부에서 치한이 마음만 먹으면 해독은 가능했다 이빨 빠져 헛김이 세는 것 같다 때우고 메우고 새로운 암호를 심었으나 해독이 어눌했다 내가 너무 혹사했다 그만 폭 쉬어도 돼 교대 근무는 순리야 늙은 사냥개는 젊은 똥개보다 못해 젊은 사냥개로 문지기로 대신했다 충실한 모순을 지고 창과 방패를 알맞게 사용해다오 너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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