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감오년아 잘 가라

인보 2014. 12. 31. 08:41
      갑오년아 잘 가라 호 당 2014.12.31 갑오년의 이파리가 단풍들어 떨어진다 내 꿈을 매단 것도 익지 못하고 사라진다 누구나 꿈이 없겠느냐만 여물지 못한 것아 사라 저라 내 백지에는 구멍 뚫린 거미집 같은 구절만 얽혀 정렬할 수 없는 조잡한 것만 걸려있다 발효도 되지 못할 것들이다 시쿰한 시어는 가당찮은 은유로 숨어 비유나 상징어도 근접하지 못한 것들을 내뱉어 낸 것들이 사라진다 갑오년에 달고 쓰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낙엽 된 갑오년의 이파리를 떠내려 보낸다 그리고 잊는다, 잘 가라 가슴이 아리다. 존경하는 선배님 건강과 안녕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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