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묘비명

인보 2024. 11. 16. 11:47

묘비명/호당/   2024.11.16

그는 그럴듯한 
가문으로 태어나
글의 길은 
잡풀이 우붓 하나
재화의 길은 잘 닦아
억만장자가 되자
졸작의 시인이 
비문을 쓴다
비록 인간의 운명은 
하늘이 주신 것
운명 잘 타고나서
지폐에는 뛰어난 
수완을 발휘한 자
여기 잠들고 있다
지진이나 산불 따위 
끄덕없다
잠시 화마에 싸인들 
툭툭 털고 멋진 단장으로
후광을 드러내리라
두둑한 유산이 
그의 무식을 빛내리라.

'자작글-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있는 문장 하나  (0) 2024.11.16
행복이 옆구리로 샌다  (0) 2024.11.16
가을은 저문다  (0) 2024.11.16
처방전 받는 날-2  (0) 2024.11.16
후줄근하다  (0) 2024.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