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22

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도 입술로 글을 쓴다

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도 입술로 글을 쓴다 /호당/2024.9.3  서로 좋은 게 좋다는 말만 하는 게 삶이 전부는 아니다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도 때로는모른다고 때쓰며 따라오지 않으려는 새끼 염소 같은 짓도 삶이다먹기 싫다고 또는 모른다고 앙앙거리는 아기에게 엄마처럼 억지로 밥숟갈 집어넣는 것도 생이다언젠가는 눈감은 버들강아지 비 맞고 강물 흐르는 기슭에서 거짓말하듯 눈 활짝 뜰 날에입술로 글을 쓴다날아간 새들아 돌아오너라먼저 간 버들강아지보다 오늘 아침 허겁지겁 달려와서 ‘가, 나, 다’글자 쓰려는 자안부부터 묻자배운 자나 못 배운 자나 간단히압축된 삶의 기록은 없다강물처럼 생은 흐른다같이 흐르다 갈래로 갈라지다한곳으로 만날 때도 있다피우지 않은 버들강아지가 입술로큰소리치며 글을 써서 꽃 필 때가 온다..

자작글-024 2024.09.03

새벽 종소리의 변신

새벽 종소리의 변신/호당/ 2024.9.1곤한 잠 깨워 개미 잔등 타거나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되거나항만을 출발하는 기적소리로 변신하거나높은 굴뚝의 연기로 변신해 나른다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풍요의 깃발 날린다배 블록 해지자휴식의 그늘에서카스트라토 castrato로 변성법을 흉내 낸다무지개다리 건너 청아한 음향은푸르게 뻗는 그대들 어깨를 깨운다한 줄기 바람에 새벽종 소리는단비로 변신대지를 살지게 내려앉는다

자작글-024 2024.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