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496

수변공원의 오후

수변공원의 오후/호당/ 2021.10.20 거의 한 달여만이다 반겨 줄이 없어도 내가 즐겨 반긴다 지금 오후 3시 햇살이 자애롭다 가슴으로 느끼는 어머님의 젖가슴 해님과 마주하며 맘 엮으려 했다 그럴수록 더 포근하게 포옹한다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곳 어머님 얼굴 얼른거린다 나 이 세상에 잘 있어 호화롭게 살아요 내 앞 구도는 변함없다 다만 잔가지들만 늦가을 고독에 젖은 듯 웃음없다 낙엽 한잎 두잎 땅에 뒹군다 세월은 나 몰라라 정 궤도만 돌고 나는 그 세월에 편승할 따름이다

자작글-021 2021.10.20

남 말 잘 듣는 일

남 말 잘 듣는 일 /호당/ 2021.10.14 남 말할 때 잘 듣는 것이 잘 말할 수 있는 힘 실어주는 일이다 하고 싶은 말을 참는 것 고역은 자기 가정 자랑 근질근질 삶이 크게 성공한 것도 아닌 그저 뒷산의 풀꽃인 것을 공평하게는 좋은 일이다 공평하게 관수한 듯했어도 콩나물 웃자란 것 있고 웃자란 것 먼저 뽑힌다니까 남 말할 때 잘 듣는 일은 웃자란 것이다

자작글-021 2021.10.19

동천동 인문학 거리

동천동 인문학 거리/호당/ 2021.10.18 양옆 푸른 활력을 뻗은 수목들 인문학의 울력을 받아서일까 가로등 해님은 낮 동안 에너지를 밤은 내가 대신한다고 높다랗게 고개 들고 기다린다 이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삶의 자양분을 베고 갔으면 좋겠다 교양의 거리 사색의 거리 발걸음 소리에 인문학의 씨알들이 배어 활력소 한 병 마신 기분이다 다른 거리와 구별되게

자작글-021 2021.10.19

환절기

환절기/호당/ 2021.10.19 가을과 겨울 사이 아직은 가을 쪽이 가까운 느낌인데 쌀쌀한 바람에 오금이 시큰거린다 낯선 환경에 유독 적응하기 까다로운 내 성정 조그만 기온 차이 민감하다 낯선 사람 한자리 앉고 금방 말 섞어 녹여내는 사람 환절기를 모르는 사람일 걸 심한 거부감으로 콜록거리는 나 사시나무 떨 듯하다 환절기는 눈산 하나 넘는 기분이다

자작글-021 2021.10.19

묵호 해양 문화 공간

묵호등대 해양문화공간 (등대 쉼터) /호당/2021.10.14 높다란 망대는 어머니의 등 같다 동해는 지금 묵상 중이다 수평선 그 너머 누가 있지 어선이 하얀 물 꼬리를 그려 바다를 가른다 너른 바다 그 경계는 곧 사라진다 남북의 경계는 아직도 선명한데 언제 사라질까 어머니 등에 업혀 동해를 바라본다 더 넓고 너그럽고 편안한 마음 가지라 이른다

자작글-021 2021.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