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호당/ 2023.12.2 겨울 오후 해님은 더욱 자애롭다 늙은 얼굴들 겨울 운동이라야 걷고 난 다음은 삼삼오오 모여 해바라기가 된다 해님 바라보고 경배하면 따뜻한 손으로 어루만져 준다 골 깊이 파인 주름살 한결 부드럽게 메워져 훈기를 느낀다 공원 벤치 남향에 앉아 그리운 추억을 반추하면서 묵언한다 어디 간들 반겨줄 사람 없어 끼리끼리 이심전심이 어디냐 그래도 어디냐 죽지 틀고 종일 TV를 바라보지 않으니 밖에 나와 해바라기 되어 맑은 숨 쉬고 오가는 사람 구경하고 하루를 톺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