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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고향

별들의 고향/호당/ 2024.10.15고향 떠난 별들의 울림이커다란 무리로 띠를 이루는 대하가은물결로 반짝거린다흐르다 흐르다 지구까지 향수를 보내깜박거림이 모로스 부호 같다그걸 해독한 자대하를 거닐어 보고 싶다천체를 관망하는 커다란 화경은하수 가슴에 커다란 계수나무가 창창하게 뻗어깜박깜박. 깜짝깜짝거기 토끼 눈이 껌벅거린다어릴 적 멍석에 누워 바라본 별들의 고향이타향에서 바라본 고향과 같아내 맘 깜박거린다.

자작글-024 2024.10.15

백미러back mirror

백미러 back mirror/호당/ 2024.10.13승차 문까지 2m 정도출입문을 닫는다백미러에 내 얼굴 비추려 뒤 출구를 지나 바싹 다가서 달린다주춤주춤 출발한다기사의 눈 한 번 더 슬쩍했으면 좋았을 걸슬쩍했을 거야어리바리한 나무늘보처럼못 본 척야속 다 하지 말라정한 곳에서 대기해야지한 발 떨어진 곳에서 딴눈 살핀 내 잘못기다리면 또 온다좋은 세상인 걸내 백미러를 본다원망도 서운함도 마라내 백미러를 반들거리게 닦아놓아야겠다.

자작글-024 2024.10.14

가을을 담으려

가을을 담으려/호당/ 2024.10.12아스팔트만 밟아 딱딱한 감각을 깨워가을을 마시려 하늘 열차에 올랐다농촌진흥원의 너른 들판노랑 물감으로 덮여파도친다벼는 해님에게 경배하는 몸짓일제히 허리 굽혀 묵념 중새때들 얼씬하지 않아 아마 낙수를 기다리는가 봐칠곡 경대병원 등 우뚝우뚝한 건물들노란 들판을 바라보며흐뭇한 표정이 하얗다익어가는 가을 가슴 가득 담아 오는 길이름 모른 꽃들이 반겨준다.

자작글-024 2024.10.13

임산부석

임산부석/호당/ 2024.10.12선진 국인들이 부러워하는임산부, 노약자경로석을,임산부석에 앉는 추한 늙은이부끄러운 줄 알라아무렇지 않게 임산부석을 앉는 늙은이곁에서 노신사가 지적하자자리를 옮겨 앉자, 옆에서 광경을 보고 듣고 했는데벌떡 일어나 임산부석에 대신 털썩 앉아보라는 듯 태연한 듯일부러 하는 짓거리할망구가 얄밉다추하게 늙지 말라얼굴 차림새 보니 무식은 아닌 듯선진 국인이 부러워하는데먹칠하지 말라

자작글-024 2024.10.13

황금색 꽃 피는 게발선인장

황금색 꽃피는 게발선인장 /호당/ 2024.10.10반려하려면 마음 흠뻑 주고답례받아야 한다그냥 좋아한다고 무럭무럭자라 꽃 피워주겠나지금까지 무지렁이 짓거리물 조로를 가까이해 병을 덧나게 했으니멀리해도 시들어 버려부랴부랴 해부 결과뿌리가 썩고 있어 돌팔이라 원망하는 듯 찌푸린다정성껏 수술했으니내 마음 알아주랴불로동 가서 대체해 온 아이사랑 피워 주기 바란다반려는 마음이 섞여야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자작글-024 2024.10.11

만남

만남/호당/ 2024.10.9만남의 광장 반월당귀 쫑긋 눈알 굴리고기다리는 이의 마음이바글거린다미각이 다른 삶의 한 점같아서 만난다초원이 가득한 점심을 향해앞장서는데 내 하나 마음 죽이면 될 일따른다정심 밥상에서 설탕을 즐기나나는 금계랍을 씹는다말의 성찬에 꼭 모래 하나씹히는 티가 있다재생하는 엽전 굴리는 소리뒤뚱뒤뚱할 나이아직 만남이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지 James Last - Tristesse (Chopin)

자작글-024 2024.10.10

마침표 하나 찍으려

마침표 하나 찍으려 /호당/ 2024.10.10어찌 그리 헤맸든가그냥 마침표 하나로냉수 한 컵 벌떡벌떡마시면 끝낼 일을어쩌면 마침표 하나찍기 위해 아등바등 찾으려 했는지여러 갈래 길에 얄미운 꽃들 하나 꺾으려발정이 난 암캐처럼번번이 낙제점 한 점 가슴에 찍힐 때마침표 하나 꾹 찍고말겠다는 생각그건 덜 여문 풋고추의 생각일 거야마지막 골목에 떡 비티다달려온 꽃마침표 한 점 찍고희망 하나 가슴에 찰싹 붙는다.

자작글-024 2024.10.10

수면과 처방전

수면과 처방전/호당/ 2024.10.9생의 구멍 아홉이 줄줄 새는 나이처방전으로 막아 안심한다내자는 요양보호사 도움받는 날나는 봉사의 이름으로 나가는 날남은 수. 금. 토요일 밤을 한껏 이완되는 검은 바짓가랑이가 된다수면이 가장 깊게 가라앉아 무아의 경지다화장실 들락거리는 내자를 몰랐으니갈대 같은 삶이 모진 바람에 누울지라도 꺾이지 않아밤잠이 깊은 동굴에서 꿈꿀 수 있어 처방전의 위력인가 하다

자작글-024 2024.10.09

귓바퀴를 쓰다듬는 바람

귓바퀴를 쓰다듬는 바람/호당/ 2024.10.9오래 지탱한 등뼈가 구부정한 나이된바람 불지 않으면세세한 가지 이파리만 팔랑거리는 백양나무라서 좋다곁에서 서로 지켜주는 한 쌍원 없이 서로 바라볼 수 있는 행운이 산을 같이 지키고 가꾸고 있다는 건 전생에 맺은 인연이 현현한 것에행복을 누린다고 믿는다고소한 참기름 향기입속으로 흐르는 볶음밥을 더 권하는 귓바퀴를 쓰다듬는 바람사랑한다는 말 대신 주섬주섬 그릇 부시는 소리

자작글-024 2024.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