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한 장
호 당 2009.12.18
몸을 움츠리는 겨울날
길가다가 복권 파는
부스를 발견하고
우쩍 김에 복권 한 장을 샀다
그때
새파란 이파리 한 장이
하늘을 두둥실 날고
꽃가마 타고 선녀가 나풀거린다
반면
날개 찢긴 새 한 마리가
빈 봉투를 물고
서쪽 하늘을 넘는 걸 보고
이상한 느낌을 들었으나
그래도
마음에는 오색 꿈이
가슴을 수놓고
청기와 집을 지을 꿈에
새파란 고무풍선을 띄운다
오늘
나와 같이 꿈에
젖은 이는 얼마나 될까
길모퉁이를 돌았을 때
보잘것없는 물품을 펴놓고
벌벌 떠는 여인을 봤다
흘끔 훔쳐보고
지나쳐버리는 사람들
순간
부끄러운 마음을
가슴깊이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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