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복권 한 장

인보 2009. 12. 18. 07:28

 

        
      복권 한 장
      호 당   2009.12.18
      몸을 움츠리는 겨울날
      길가다가 복권 파는 
      부스를 발견하고 
      우쩍 김에 복권 한 장을 샀다
      그때 
      새파란 이파리 한 장이 
      하늘을 두둥실 날고 
      꽃가마 타고 선녀가 나풀거린다
      반면
      날개 찢긴 새 한 마리가 
      빈 봉투를 물고 
      서쪽 하늘을 넘는 걸 보고
      이상한 느낌을 들었으나
      그래도 
      마음에는 오색 꿈이 
      가슴을 수놓고 
      청기와 집을 지을 꿈에
      새파란 고무풍선을 띄운다
      오늘 
      나와 같이 꿈에 
      젖은 이는 얼마나 될까
      길모퉁이를 돌았을 때 
      보잘것없는 물품을 펴놓고 
      벌벌 떠는 여인을 봤다
      흘끔 훔쳐보고 
      지나쳐버리는 사람들
      순간 
      부끄러운 마음을 
      가슴깊이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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