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오리고기 구이

인보 2009. 12. 28. 18:27

 

      
      

      오리고기 구이

      호 당 2009.12.28 핏빛 짙은 살코기가 사라진다 뒤뚱거리며 생을 펼칠 때 만해도 암내 꽁지 매달렸거나 알 품기의 본능을 했을 것인데 약육강식이란 이유로 삶의 잔해殘骸를 난도질당해야 했다 말문 닫은 생이 깊은 화독에서 사라질 때 눈물과 애통 속에 한 줌의 재로 남지만 오리는 생의 찌꺼기를 버무려 어눌한 말들에 미각을 날 새워 욕심의 군침 다시게 한다 마지막 삶의 비릿한 살점이 노릇노릇한 죽음으로 누군가를 자극하고 불판 위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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