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고기 구이
호 당 2009.12.28
핏빛 짙은
살코기가 사라진다
뒤뚱거리며
생을 펼칠 때 만해도
암내 꽁지 매달렸거나
알 품기의 본능을
했을 것인데
약육강식이란 이유로
삶의 잔해殘骸를
난도질당해야 했다
말문 닫은 생이
깊은 화독에서 사라질 때
눈물과 애통 속에
한 줌의 재로 남지만
오리는
생의 찌꺼기를 버무려
어눌한 말들에
미각을 날 새워
욕심의 군침 다시게 한다
마지막 삶의 비릿한 살점이
노릇노릇한 죽음으로
누군가를 자극하고
불판 위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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