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2장은 끝낸다 1막 2장은 끝낸다/호당/ 2025.2.201장은 실상이라면 2장은 가상도 허상도 아닌조연이라면 카스트라토 castrato였을것이다남은 필름에 녹화할 장면은 많을지라도 교단은 없을 것이다남은 장은 지고하지 않은평상에서 시집을 훑거나내 맘 밑바닥 끓어내어 한 장 場을 열어 통틀어 1막 3장이면 흡족하리막장은 조연도 카스트라토도 아닌푸른 하늘 훨훨 나는 주연이 되고 싶다. 자작글-025 2025.02.20
배움과 가르침 배움과 가르침/호당/ 2025.2.19모든 바람 소리 듣고 분별하라그래야 가르침과 배움이 일어난다가다가다 길 뚝 끊기고 가시밭 나오면 포기 말라낫을 들고 길을 내어라그러면지혜의 길 열려 배움이 있음을 안다내 가르침의 길에는버들강아지 모여 봄을 기다린다봄을 불러 모아 잎 틔우려 한다잎 틔워 보승 보승한 털쓰다듬고 물러서서 내 보폭으로 배움길을 걸어야 한다평생 백지는 내 앞에서 기다린다가득 채워 달란다가르침과 배움은 동전의 양면이다. 자작글-025 2025.02.19
마지막 수업 마지막 수업/호당/ 2025,2,18가르친다는 딱지인 면허증정규 44년 빛나게 사용했지듣기 좋은 이름으로 면허증 깨워 봉사활동 10여 년을 또래 지린내와 함께했다내 신바람에 흘러간 옛노래를고물처럼 얹고 버들강아지 뒤흔들었지면허증을 내가 거두면 그만오래도록 치마폭에 휘감겼으나한 번도 오르가슴은 일어나지 않는다주섬주섬 치마끈 매고 벨트 조인다마지막 수업엔 고별사는 없다. 자작글-025 2025.02.18
수컷들의 세계 늙은 수컷들의 세계/호당/ 2025.2.18낭떠러지 폭포는 곤두박질쳐도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암컷 앞에 포효하던 정기어스름해지자 산골 물은 회초리가 되어 이마를 후려치고 간다암컷 거느리고 당당하던 패기는 어디로 갔나모래바람쯤은 아무렇지 않던 지난적지금 눈알 비비며 눈물 흘려 씻는다대들보 밑 새들은 날아갔다넋 잃고 바라보다이것 아닌데밥솥에 코드 꼽는다피식피식 김 흘러 달랜다고독이 익는 중이다. 자작글-025 2025.02.18
깃발 내린다 깃발 내리다/호당/ 2025.2.20내가 좋아한 깃발 펄럭거림자신에 도취해 송곳 끝 모른다무딘 감각 아픔이 온다깃발 내리라는 신호마지막 젖힘 쏟아 버들강아지솜털에 보드라운 윤기 흘리자1반 2반 구별 말자내 맘 내린 곳에맺음은 깨끗해야 한다치욕을 영욕으로 승화하려 억지로라도 웃어 깃발 내린다. 자작글-025 2025.02.18
물러 선다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다 물러선다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다/호당/ 2025.2.15제 분수를 차릴 줄 모르면치욕을 당한다늦게나마 알았으면 실천해야지올곧다는 생각은 내 아둔한 뇌 폭이야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내 키만큼 기준이야누군 그렇게 안 살았느냐항상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그 속엔 함정은 생각하지 않지발뒤꿈치 살갗이 유난히 두꺼워과도한 짐 실어 놓았으니얼마나 버틸지 보자제 스스로 물러서거든이런 함정 말고껄껄 웃는 함정이면 좋았을 걸물러선다남은 여정 도약을 위해치부는 오래 간직할 일 아니다마지막 모퉁이에서 훌훌 털어내야지. 자작글-025 2025.02.15
골 밈 골 밈/호당/ 2025.2.9푹 찌부러진 풍선은 골 밈을 원한다골 밈은 팽팽한 풍선둥둥 잘도 뜨지뜨지도 날지도 못해찌부러진 풍선골 밈 하도록 비워둔 공간은허전함 먹고 싶은 욕망 느낀다핸들 놓고부터 식단은 고정골 밈과 포식은 같은 색채도 명도가 꽉 차야 직성이다도다리회 두 접시한 접시를 두고 건배사는 자동 재생맛으로, 질로 양으로 골 밈 한다골 밈 하고 싶다는 맘식욕이 궁해 발하는 욕구이다. 자작글-025 2025.02.15
참 참 /호당/2025.2.14‘참’이란 듣기 좋은 낱말‘개’개’ 두 번 흘려보내 보자개살구 개망초는 살구 망초로 둔갑한다참새 참나무 참깨 참가자미참꽃 참개암나무듣기만 하면 산뜻한 참맛 난다‘개’자만 붙으면 밋밋한 저질스러운 맛개복숭아 개머루 개옻나무개꽃 개미나리‘참’이 바다 건너온 바람맞아‘개’사랑 드높아 뒤섞여버린다참이란 가면 쓰고 개소리 높아상좌에서 개짓는다순도 100 참이슬 한 방에 깨어나 참말 아니 나올 수 없지. 자작글-025 2025.02.14
눈 내린 날 눈 내린 날/호당/ 2025.2.12대구의 눈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 같다지척거리는 눈길을 걸으면엄마 치마폭 잡고 놓치지 않으려 *안간임 쓴다넘어지지 않으려 조심조심조착조착지팡이는 착착밟은 곳 녹아 내 등 밟고 가라 한다젊은이 미끄러지듯 쭉쭉나는 조착조착신경이 다리 쪽으로 몰린다반가운 친구 맞는 통과의례다.*안간힘, 강원도 방언 자작글-025 2025.02.13
오공회 오공회/호당/ 2025.2.12대구의 눈발이 반갑다목마른 대지는 해갈되고그는 몹시 서들은 양은 냄비처럼 금방 팔팔 끓는다오후 1시 약속을 오전 10시 조금 지나 목적지에 왔다는 전화질들리는 낱말이 꽃잎처럼 흩어져 모르겠다내 말 역시 끌어모아 보았자텝 풀린 음반 소리 아닐까 한다곤지곤지식당 찾아 눈길 조심조심 왔다 갔다잘도 따른다따스한 돌솥밥 우정처럼 찰지다캭 한잔 ‘위하여’.노후의 즐김이 고해쯤은 무섭지 않다. 자작글-025 202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