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36

오감 허다

오감 허다/호당/ 2025.2.12줄인 배 움켜잡고 배곯을 때 우리는 몰라한강의 기적은 기이한 일도 아니다아무렇지 않다는 족속들오감에 빠진 족제비다이룬 열매 두고두고 먹을 맘털끝만큼도 없어 먹고 먹고남 퍼주고*오감 허다 맘 없다저 나무 보라고한쪽으로 기울고 그쪽만 풍성하다나이테를 보면 방향 안다고오감 허면 내 발자국 하나도 없다.*과분하다 전라도방언

자작글-025 2025.02.12

얽매기 싫다

얽매기 싫다/호당/ 2025.2.10얽매인 것은 자유란 한 귀퉁이 매여있어 싫다 한다내가 10여 년을 지린내 나는 치마들과 얽혀왔다듣기 좋은 말 문맹을 틔우는 봉사실은 그날이 닥친 날 밤은 선잠 잔다 무슨 말로 시작해서 어쩌면 신바람 불어올까황소가 코들에 꿰이고 아무렇지 않게 꾸역꾸역 일하고 되새김질하고 꾸벅꾸벅 졸고뭐 얽맸다고 생각하나2반을 담임하겠다는 그가 오늘 거절한다구속당하며 살지 않겠다종점이 보이는 나이마음대로 팔 휘젓고 살아야지얼마나 자유로운가.

자작글-025 2025.02.12

집착

집착 /호당/ 2025.2.9마음 깊이 스며들어 계속한다누구는 집착이라 나무라고누구는 집념이 강하다 칭찬한다가르침은 천직을 43.5년그냥 그 물결 그대로 흘려벌써 10여 년 (2011,4,27)백수에 흰 눈 뿌려 다그친다그들 앞에 서면 신바람 불어 좋다지린내 역겨워 화살 날아오는 듯 느껴꽂힐까 봐 온통 검버섯이 돋는다자조는 하지 말자갈 데까지 가서 경계에 도달했는지집착의 풍향계는 자꾸 바뀐다.

자작글-025 2025.02.09

열정

열정 /호당/ 2025.2.6대신 한 담임마지막 수업이길 바란다그들 앞에 서면 배움의 열기가내게 사무쳐 바람이 사라진다이런 자세이런 열정으로 공부하면시든 나무 되살아나서잎 피고 꽃 필 일곧 다가온다쉼 참은 커피타임나도 한 잔씩 돌린다처음이라며 박수로 정을 나누었다3주간 인연이 고맙다그들 앞에 서면 열정이 세차게 불어신바람은 가르침이 즐겁다.

자작글-025 2025.02.08

내 마음

내 마음 /호당/ 2025.2.7봉사 활동도 오래 해서늙은 발판에 송곳 하나 박힌 듯해 보여나침반은 교란의 늪에서좌정을 잃는다그렇게 될수록 마음속 검은 포자 흩어져독버섯만 돋는다포자를 누가 진압해 주랴불난 곳 초기에 진압하는소형 소화기처럼누군가 솥뚜껑 덮어 진압한 듯하다내주 화요일까지 기다리자완전 소화 여부를 판정한다마음 가라앉기를 바란다.

자작글-025 2025.02.08

죽천 바닷가

죽천 바닷가/호당/ 2025.2.7피톤치드가 넘치는 산골이내 일터였던 것이 여기죽천 바다에 왔다지금부터 친구삼아야 할 파도와 흰 거품에 밀려온 미역들이 산골 송이버섯 만난듯하다절벽을 꽉 붙어 생을 잇는따개비를 보면 어디 간들 삶이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운동장 모래 휩쓸어 창 두드린다그제야 바닷가 겨울나기 산골과 진배없다그리던 바닷가여기까지 온 길이 꼬불꼬불 창자 같다시련쯤은 각오해야지.

자작글-025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