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때가 됐다 올 때가 됐다/호당/ 2025.2.13봉사란 깃발이 내겐 과분한 수식어다깃발 새워 즐기는 노후의 생거치적거림이 되었는가가벼운 짐 짊어지고짐삯 받으며 거들먹거린 삶은근슬쩍 짐 하나 더 얹어구부정하다괴로워한다위약 아닌 묘수 부린 마수다종점이 보이는 골목에서 승차봉사는 수식어가 아닌 관념어가 되려는지올 때까지 왔다하차는 내 마음. 자작글-025 2025.02.13
오감 허다 오감 허다/호당/ 2025.2.12줄인 배 움켜잡고 배곯을 때 우리는 몰라한강의 기적은 기이한 일도 아니다아무렇지 않다는 족속들오감에 빠진 족제비다이룬 열매 두고두고 먹을 맘털끝만큼도 없어 먹고 먹고남 퍼주고*오감 허다 맘 없다저 나무 보라고한쪽으로 기울고 그쪽만 풍성하다나이테를 보면 방향 안다고오감 허면 내 발자국 하나도 없다.*과분하다 전라도방언 자작글-025 2025.02.12
얽매기 싫다 얽매기 싫다/호당/ 2025.2.10얽매인 것은 자유란 한 귀퉁이 매여있어 싫다 한다내가 10여 년을 지린내 나는 치마들과 얽혀왔다듣기 좋은 말 문맹을 틔우는 봉사실은 그날이 닥친 날 밤은 선잠 잔다 무슨 말로 시작해서 어쩌면 신바람 불어올까황소가 코들에 꿰이고 아무렇지 않게 꾸역꾸역 일하고 되새김질하고 꾸벅꾸벅 졸고뭐 얽맸다고 생각하나2반을 담임하겠다는 그가 오늘 거절한다구속당하며 살지 않겠다종점이 보이는 나이마음대로 팔 휘젓고 살아야지얼마나 자유로운가. 자작글-025 2025.02.12
집착 집착 /호당/ 2025.2.9마음 깊이 스며들어 계속한다누구는 집착이라 나무라고누구는 집념이 강하다 칭찬한다가르침은 천직을 43.5년그냥 그 물결 그대로 흘려벌써 10여 년 (2011,4,27)백수에 흰 눈 뿌려 다그친다그들 앞에 서면 신바람 불어 좋다지린내 역겨워 화살 날아오는 듯 느껴꽂힐까 봐 온통 검버섯이 돋는다자조는 하지 말자갈 데까지 가서 경계에 도달했는지집착의 풍향계는 자꾸 바뀐다. 자작글-025 2025.02.09
사우나탕을 지키는 선녀들 사우나탕을 지키는 선녀들/호당/ 2025.2.7선녀들 음향의 계기는 달라뽀글뽀글 뿌글뿌글 보글보글 부글부글거기 교태는 흡인력이다알몸으로 만남이 알몸으로 맞는다예의는 믿음이고 감춤이 없다음향의 매력온몸으로 감싸준다매력에 끌리지 않을 수 없지선녀의 음향 가득한 사우나탕으로 빠져든다. 자작글-025 2025.02.09
열정 열정 /호당/ 2025.2.6대신 한 담임마지막 수업이길 바란다그들 앞에 서면 배움의 열기가내게 사무쳐 바람이 사라진다이런 자세이런 열정으로 공부하면시든 나무 되살아나서잎 피고 꽃 필 일곧 다가온다쉼 참은 커피타임나도 한 잔씩 돌린다처음이라며 박수로 정을 나누었다3주간 인연이 고맙다그들 앞에 서면 열정이 세차게 불어신바람은 가르침이 즐겁다. 자작글-025 2025.02.08
내 마음 내 마음 /호당/ 2025.2.7봉사 활동도 오래 해서늙은 발판에 송곳 하나 박힌 듯해 보여나침반은 교란의 늪에서좌정을 잃는다그렇게 될수록 마음속 검은 포자 흩어져독버섯만 돋는다포자를 누가 진압해 주랴불난 곳 초기에 진압하는소형 소화기처럼누군가 솥뚜껑 덮어 진압한 듯하다내주 화요일까지 기다리자완전 소화 여부를 판정한다마음 가라앉기를 바란다. 자작글-025 2025.02.08
죽천 바닷가 죽천 바닷가/호당/ 2025.2.7피톤치드가 넘치는 산골이내 일터였던 것이 여기죽천 바다에 왔다지금부터 친구삼아야 할 파도와 흰 거품에 밀려온 미역들이 산골 송이버섯 만난듯하다절벽을 꽉 붙어 생을 잇는따개비를 보면 어디 간들 삶이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운동장 모래 휩쓸어 창 두드린다그제야 바닷가 겨울나기 산골과 진배없다그리던 바닷가여기까지 온 길이 꼬불꼬불 창자 같다시련쯤은 각오해야지. 자작글-025 2025.02.07
은목서 은목서 銀木屖/호당/2025.2.7절개 푸른 은목서 앞에 선다나의 배경이 아닌 스승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를 뚫어지게 바라본다삶의 고독에 잠기지 말라용기와 끈기가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칼날로 에두른 중앙에서 반짝거려 준다삶을 만만하게 보지 말라참을 줄 알고속는 줄 알면서 옳다면 행하라푸르게 나부끼는 은목서 엽서 한 장. 자작글-025 2025.02.07
가로등 가로등/ 호당/2025.2.6골짜기 마을에 늦게나마호롱불을 떠나보냈다동구를 지키는 느티나무에가로등 벗이 되어 지킴이가 된다적막한 고요밤이면 잠에 취한 밤중개 한 마리 짖음연이은 반응골짜기가 출렁거린다밤늦게 귀가하는 이고주망태 되어 비틀거리는 이어김없이 3만 볼트 전압이묶는다골짜기 가로등의 위력은 광체에 어수룩한 주민이 깨어난다. 자작글-025 202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