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동안 4시간 동안 호 당 2011.8.25 8시간을 짐 부려놓고 적막으로 헤엄쳐도 좋을 시간을 반만 할애해도 거뜬히 헤엄쳐 강을 건널 수 있거든 그만한 시간이면 종각에 올라 정시에 깨워 복음 소리도 듣거든 그만한 시간이면 집수 병에 고인 흐린 물도 여과수로 거쳐 거뜬히 정화수로 모으거든 암흑의 공간을 전등.. 자작글-011 2011.08.25
입추 가을의 시작 입추 가을의 시작 호 당 2011.8.23 가을의 시작을 배 한 개로 맞았다 한밭에서 한 나무에서 함께 어깨 비비고 얼굴 붉혀가며 두근거리며 지내다 헤어진 것이 잊어버리고 지냈다 그간 개다 눈 오다 한 것이 얼만데 우연히 만나 방긋거렸다 풍성한 단물 머금고 가을을 밴 배 달콤하고 시원한 뱃살에 취해버.. 자작글-011 2011.08.23
고추농사 고추 농사 호 당 2011.8.23 맴 몸으로 햇살을 고스란히 받아 붉어 매운맛 키워 그를 사로잡아 시원하게 구실 다 할 텐데 올해는 한 달여 빗줄기 세례 고랑마다 길죽하게 매달아둔 것이 용 한 번 못써보고 임을 봐야 붉어지고 임을 봐야 독이 올라 임을 봐야 구실 할 텐데 검은 장막 가.. 자작글-011 2011.08.23
허방을 메우자 허방을 메우자 호 당 2011.8.21 뒤안길에 서 있으면서 그만 그만한 주머니를 차고 곶감 한 꾸러미 받아 살면서 한 번씩 만나면 *스피노자는 비켜 세우고 공동 물독을 헐어 멱감자고 한다 소주 한 잔 목구멍으로 쏟아붓고는 헛김을 뿜어내지만 모두 속 빈 강정 아직 남은 허방을 메우고 눈 비껴뜨지 말고 .. 자작글-011 2011.08.22
보험에 기댄 꿈 ♧ 보험에 기댄 꿈 ♧ 호 당 2011.8.21 그때만 해도 100만 장자라면 엄청난 부자 15년의 꿈으로 반만 이루자고 꼬박꼬박 부금을 붓고 꿈에 부풀렸다 큰독의 밑바탕을 적시고 세월이 갈수록 독을 향해 희망을 채워나갔다 큰독의 희망이 채워질수록 무게는 가벼워졌다 반면 보험 사옥은 고층으로 솟았다 고.. 자작글-011 2011.08.22
장미꽃과 개불알꽃 장미꽃과 개불알꽃 호 당 2011.8.21 활짝 핀 개불알꽃이 어깨 기댄 장미꽃을 향해 윙크했다 씽긋거렸다 무척 가물었다 개불알꽃이 시들어버렸다 멈춘 시계추처럼 매달리면서 장미꽃에만 눈독을 들였다 장미꽃은 히죽거리며 매달리기만 하면 다냐. 자작글-011 2011.08.22
톤 tone이 낮다 톤 tone이 낮다 호 당 2011.8.20 창밖을 내다본 풍경 도로를 씽씽 달리는 자동차 굉음 뿌리는 오토바이들이 오늘은 뒤덮은 안개를 뚫고 들리는 착 가라앉은 톤이 흐린 시야에 깔렸다 그렇게도 쾌청하고 낭랑한 톤이 날갯죽지 처져 땅에 가라앉는가 거친 파도에서 둥둥 뜨던 이파리가 무기력하게 가라앉는 .. 자작글-011 2011.08.21
원심력의 변두리 원심력의 변두리에서 호 당 2011.8.20 나는 그 테두리 안에서 밀려났다 구심력에서 퇴임하고부터 눈에서 밀려나는 것 같다 나는 일거리에 대해서 사표를 쓰지 않았다 나 스스로 발령장을 받도록 흔들어야겠다 동전 몇 잎이 아니고 건강한 정신으로 발령장을 거머쥐는 것이다 그저 나를 이해해주고 구심.. 자작글-011 2011.08.20
변덕부리는 여자 변덕 부리는 여자 호 당 2011.8.19 얼어야 할 곳은 얼어 있어야지 빙하의 골짜기가 허물어진다 그 곁을 지키던 얌전했던 여인이 허물어진다 그 여인이 무척 변했다 그렇게도 다정하게 파도처럼 밀려와 사랑을 펼쳤는데 요사이 사랑과 증오와 회한을 국지성으로 퍼부었다 오 그대여 질퍽한 시간만 내립니.. 자작글-011 2011.08.19
나는 산골여자 나는 산골여자 호 당 2011.8.19 태어나서부터 산골에서 뿌리내렸는데 야성 같은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탐스러운 젖통에서 맑은 폭포수로 아이를 길렀다 된장 발라 상추쌈 한입 물면 모두 보약 달콤한 젖샘에 고였지 요것 저것 영양 따지고 가꾼 젖가슴 다칠라 우유에 맡기고 넘치는 열량을 불태우려 찾.. 자작글-011 2011.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