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 수목원 호 당 2011.9.24 코는 막아도 되지만 몸에 배는 악취 그 쓰레기더미가 수목원이 되었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아직도 썩고 막다른 골목에서 서로 엉켜 분과 한을 삭여 뿜어낸 것이 자원이 될 줄이야 곱게 얼버무린 흙더미 아래는 한이 서렸다 배꼽 위는 수목으로 치장하지만 속은 꿈틀거린다 잡동.. 자작글-011 2011.09.24
활쏘기 양궁 활쏘기 양궁 호 당 2011.9.24 오직 심장에 과녁을 꽂는다 나를 진정하고 유혹을 떨친다 시야에 꽃이 아양 떨어도 달콤한 사향 날려도 정신을 앗아갈 장애물이다 달콤한 음향이라도 내 혼을 빼앗는다 바람의 눈을 찔러 미루나무 비늘까지 잠재워 내 시위의 날개에 힘을 실어야 한다 내 눈동자는 붉은 심장.. 자작글-011 2011.09.23
석유 석유 호 당 2011.9.23 하룻밤 자고 나면 치솟는 너의 몸값 양귀비 같은 네가 생활의 윤활유 같았기에 멀리할 수 없고 가까이하기엔 큰 비용을 치려야 돼 너를 불태워 내 생활의 광택을 낼 수 있어 사랑의 존재다 소시민은 너를 갖기에 사치스럽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부담스러운 존재 술과 물에는 섞일 .. 자작글-011 2011.09.23
강 강 호 당 2011.9.22 고요한 시간을 안고 겉으로 편안하게 보이나 속으로는 흔들린다 지난 적 세파에 부딪히며 이곳까지 와서부터 평온과 안정의 시간을 맞는다 세상 삶이란 평온만 있으랴 세파를 끌어안아 다독이며 건너는 것이다 성숙할수록 유순해지고 보시하면서 물살 삭이며 흐른다. 자작글-011 2011.09.22
굽이도는 강 굽이도는 강 호 당 2011.9.22 유연한 몸짓 좀 봐 미끈한 몸매가 학춤을 춘다 눈동자를 봐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영롱하구나 굽이치는 치맛자락 누가 저 춤사위를 말릴 수 있나 고풍의 멋 후드득후드득 지는 이파리 눈망울까지 물들이는 황혼 붉은 치맛자락 휘 감도는 강. 자작글-011 2011.09.22
단전 단전 호 당 2011.9.20 항상 내 옆에서 밝혀주었다 내 곁에서의 시중은 대수롭지 않았다 너의 진가에 무디었다 획 돌아 가버렸다 암흑의 가시밭길이다 수라장이다 멈추었다 죽었다 내 옆에 원전은 싫어 내게 다가와도 아낌없이 부릴 거야 너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자작글-011 2011.09.20
껌 껌 호 당 2011.9.20 낯짝보고 만나지 않았다 그저 달콤한 오르가슴을 맛보려 무조건 끌어안았다 서로 짝짝 붙도록 씹어댔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콤했었다 씹을수록 단물 처음부터 낯짝 보지 않았다 폐경기였나 질긴 고무 같은 것 무미한 것이 나를 놓지 않는다 퉤 단물 빨았으면 됐지 뭐. 자작글-011 2011.09.20
보름달 보름달 호 당 2011.9.20 난 명절이면 멍든다 추석 설날의 시커먼 멍 온 집안 앞에서 보름달을 두른다 차례상 뒤치다꺼리 종부 노릇에 나를 불태우며 밝혔다 보름달을 즐기라고 거짓의 몸짓으로 불태우고 남는 잿빛 계수나무에 가려진 멍. 자작글-011 2011.09.20
그래 하더니 그래 하더니 호 당 2011.9.20 냇바닥에 있을 적 꼿꼿이 서서 노려보던 억새 같은 너희가 큰물을 예고하면 내가 상전 된다 머리 조아리고 나근거리고 누가 잡자고 했나 비린내 때 묻은 손 덥석덥석 잡고 온갖 달콤한 말로 포장하고 더 맑은 물에서 헤엄칠 줄 믿었다 큰물이 내려간 후 잠시 눕던 몸 더 빳빳.. 자작글-011 2011.09.20
나팔꽃 < 나팔꽃 호 당 2011.9.18 밤샘의 고통이었나 송송 땀방울 짓고 아침 햇살에 방긋 나팔을 치켜세우고 저들끼리 신난 듯 활짝 웃음 지어도 나는 들을 수 없다 종과 속의 벽을 두고 저들끼리 언어를 허물지 못한다 함초롬히 이슬 머금은 나팔의 색감에 내 오감을 잠 깨운다. 자작글-011 2011.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