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424

접두어 '개' 자

접두어‘개’자/호당/ 2024.5.30‘개’자만 붙으면 한 계단 아래 이류에서 견뎌야 한다개망초, 개복숭아, 개살구, 개수작,개나발, 같은 일 하지 말라하기야제 똥내 못 느끼면서독점 시간이 길어 노크했다고나오더니 왜 노크했어마주 보니왜 빤히 쳐다봐개나발 같은 행동개수작하는군더럽게 늙어가네차라리 개망초꽃 같은 군락지를 이루었다면 한번 볼만할 텐데혼자 개똥밭에 개꽃 피운들똥내 나서 측은하다

자작글-024 2024.05.30

우주의 블랙홀

우주의 블랙홀 -자기기만- /호당/ 2024.5.29그는 매사에 우주인처럼 태연히 자기과시에 몰두한다이해하기 곤란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같은정설이라 논하는데천동설을 곧이곧대로 믿는 우리는 어리둥절하다자기는 항성이고 우리는 그의 신변을 도는행성쯤으로 생각한다지구를 중심으로 달의 운행처럼자기만의 하늘(천체)을 차지하고성경을 구절마다 복사하여하늘길에 도배하고우리는 스마트폰을 톡톡육각수를 마실 뿐이다여느 날도 마찬가지로 우주를 유영하여 하느님도 해님도 알현한다는허황한 소리로 들리고신이 난 듯 열변한다오존층에 다다랐다이건하늘의 블랙홀이야거기서 허우적거려도내 손이 미치지 않아 지구촌의 블랙홀을 주시하고근처에만 배회한다예사롭지 않은 우주적인 사고와 교만은 결국 오존층으로 블랙홀에 빠진다

자작글-024 2024.05.29

동천동에 뿌리 내리려

동천동에 뿌리 내리려/호당/ 2024.5.29떠돌이 기생처럼뿌리 내리지도 않게이 고을 저 골짜기 양 떼 몰고따라오지 않는 새끼들에 젖 물려 달래고지금 홀라당 짐 벗어버린 다음여기 동천동에 뿌리 내리려 한다초옥은 오래 견뎌 파열음을 내지만새 옷 갈아입히지도 않고그냥 다독이며 끝장 보려 한다뿌리 내리려 들자백설이 먼저 찾아와 시리게 한다젖줄 풍성하던 모래알 같은 추억을 씹은들이 볼 저 귀때기 찔러 잇몸만 아프다동천동에 뿌리 내리려/호당/ 2024.5.29떠돌이 기생처럼뿌리 내리지도 않게이 고을 저 골짜기 양 떼 몰고따라오지 않는 새끼들에 젖 물려 달래고지금 홀라당 짐 벗어버린 다음여기 동천동에 뿌리 내리려 한다초옥은 오래 견뎌 파열음을 내지만새 옷 갈아입히지도 않고그냥 다독이며 끝장 보려 한다뿌리 내리려..

자작글-024 2024.05.29

배움을 위하여

배움을 위하여 /호당/ 2024.5.28배울 기회 놓쳐 그냥 세월은 흘러갔을지라도밝은 세상에서 아들딸 며느리 손자 앞에책을 펴 든 용기갇힌 배움의 응어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네배움의 열망에 삽으로 머리통을 틔워 주지만 잠시 그때뿐 막히고 말았네애끓는 선생의 몸짓에 부응하려 어지간히 애쓰네모진 차돌 깨뜨리고 말겠다망치 들고 정을 꽂아 내리치고 또 치고 불이 번쩍 차돌 가루 튀어 눈이 쓰리다조금 파이고 나니 떠듬떠듬 읽어요 쓰기는 자음이 여기저기서 제 소리값으로 웃고 있어요 이것 끌어올 줄 몰라 답답하네요세월이 약이 될 때가 오고 말 거예요

자작글-024 2024.05.28

즐거운 저녁 식사

즐거운 저녁 식사 /호당/ 2024.5.25백발이 하얗게 내린 내외마주 앉은 저녁 식사프라이팬 쇠고기 지글지글행복의 살점 씹고 있다양념 쇠고기 1근 만원이라니욕심이 죽순처럼 불쑥 솟는다부글부글 마그마 끓어오르고침샘을 쿡쿡 찌른다젓가락에 집힌 사랑이 교차한다막걸리 한잔 짜잔 부딪히고캭나보다 더 많이 쓸어 담아흐뭇하면서 탈 없이 소화해 낼까한판 푸지게 쓸어 담은 혓바닥이 즐겁다노글노글하게 볶인 행복즐거운 저녁 식사

자작글-024 2024.05.26

발바닥이 감옥에 갇힌다

발바닥이 감옥에 갇힌다/호당/ 2024.5.25겨울철을 비켜 다른 계절이 발바닥에 고문을 가한다특히 여름철은 내 신발이지옥 천이 되어 풀쑥 풀쑥터지는 기포가 고문이다우주의 열기를 운동화로 모여내 발은 폭폭 찐 산나물이 된다화끈화끈 따끔따끔봉침 蜂針인 듯화인 火印인 듯 팔딱팔딱 뛰는 벼룩처럼 화급하다특히 여름 한 철신발(운동화)은 발바닥의 감옥이 된다

자작글-024 2024.05.25

은하수에서 목욕한다

은하수에서 목욕한다/호당/ 2024.5.23골이 깊고 나무 빽빽한 산이면 호랑이 산 돼지 숨바꼭질 하지 철철 흘러야 할 냇바닥이 바싹바싹저녁 무렵 새들 산을 넘고 넘어하루를 마감하려 하늘 우물에 목욕하고 하늘 둥지에서 날 새려는 거야멍석에 누워 하늘보다 별이 내 귀에 대고 놀러 오라 한다어리둥절하니 야! 그것도 몰라칠월칠석날 오작교 놓자 재빨리 먼저 건너는 거야즉시 은하수에 덤벙때깔 벗으면 큰곰 작은 곰들이 와서금물을 바가지로 떠서 퍼부을 거야이때를 놓칠세라금 봤다 소리쳐봐네 앞은 은하수가 출렁출렁벌거숭이 아이들이 일제히 금 물장구칠 거야골짜기 냇바닥은 맑은 물이재잘대며 흐를 겁니다

자작글-024 202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