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뜨는 아줌마
호 당 2007.12.1
삶이 파닥파닥 뛰는 새벽
실핏줄 터지더니
밝은 눈동자로 아침을 연다
방금
포로가 된 바다 살점들
가슴 발딱거려 봐야 소용없어
그만 얌전하게 군다
칼질하는 아줌마
가히 평생을
이 짓하고 걸어온 생은
날랜 칼날 하나로
가족을 짊어지고
오늘도
그들의 명복을 빌어주고
소금을 뿌린 다음 도마를 끼고
묵념의 가장자리로 앉는다
이윽고
닥치는 갖가지 언어들에
살구꽃 미소로
승강이는 결론나면
시퍼런 칼날로 잽싸게
켜켜이 해친 바다 살점을 내민다
갯냄새가 고요히 내려앉을 때
문 닫는 소리로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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