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한 잔 양주 한 잔 호 당 05.10.6 은은히 피어오르는 사랑의 향기 붉은 장밋빛으로 샹들리에(chandelier) 불빛 아래 은은히 꾀이는 음악소리 들으며 연인의 앞가슴을 적시는 양주 한잔이 오늘은 이런 사치스런 장소가 아닌 밝은 햇살 내려앉고 맑은 공기 가득 찬 푸른 소나무 아래 장소야 어디 상관하.. 자작글 2005.10.07
훌라 -후우프(hula-hoop) 훌라 -후우프(hula-hoop) 호 당 05.10.5 나는 든든한 임을 가운데 두고 자전할 줄 모르고 공전만 하는 나였다.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지만 나는 변덕부리지 않고 맨 날 한 방향으로만 돌다보니 언제나 임은 그 자리에 있었다. 임이 좌우로 요동치나 전후로 요동치나 나는.. 자작글 2005.10.05
탈모 빠지는 머리카락 호 당 05.10.3 한창 무성하던 솔 빽빽하여 설자리조차 차지 못할 정도로 비집고 자랐었는데 그때 윤기 자르르 흐르고 왕성한 혈기로 청청했는데 늘어나는 나이테에 밀리어 돌연변이를 시작한 소나무는 유행처럼 번져만 가고 그것만이라도 좋다 설자리 잃어버린 소나무 도.. 자작글 2005.10.03
가을 들길을 걸으며 가을 들길을 걸으며 05.10.1 호 당 무르익어가는 가을에 내 마음의 가을도 익어가는 듯 풍성한 마음으로 들길을 걸어 봅니다. 알차게 영근 벼 겸손에 젖어 고개 숙이고 메뚜기도 바알갛게 물들여있다. 마파람이 불어오는 날에 황금파도에 농심이 출렁거린다. 들길에 가득한 가을 담아 내 정.. 자작글 2005.10.02
계절병 계절병 05.9.30 호 당 드높은 가을 하늘 티 없이 맑기만 한데 내 마음에는 계절병인지 야릇한 마음의 앙금으로 쌓인다. 무성했던 녹음은 가을로 물들이니 푸른 잎의 일생을 마감하려는 예고가 아니던가! 그를 바라보는 나의 심사는 엷은 구름장막으로 덮이기 시작하는구나! 소슬바람이 불.. 자작글 2005.10.02
신록의 달비골 신록의 달비골 05.5.12 호 당 빗물 받아 세수하고 정성스레 화장한 달비골 아가씨에 싱그러운 연초록 향기 물씬 풍긴다. 달비골 아가씨를 찾으려고 날아 온 새떼들 밀물처럼 몰려 온 휘파람새 파랑새 종달새 들 모두 신이 난 듯 날개 팔딱거리고 아가씨의 신록향기에 혹한 새떼들은 다투어 .. 자작글 2005.09.30
양파를 벗기면서 양파를 벗기면서 호 당 05.9.30 너절한 겉옷 벗겨보면 둥근달처럼 고운 붉그래한 얼굴 몸매 한입 깨물고픈 사과 같다. 속옷을 벗기니 새하얀 처녀의 젖가슴이 수줍어한다. 앞가슴 가리고 ‘누가 내 순결을 탐해’ 그러면서 비장(秘藏)한 무기로 눈물 흘릴 만큼 매섭게 꾸짖는다. 아! 그래요!.. 자작글 2005.09.30
정기모임 정하든 날 정기모임 정하든 날 05.9.28 호 당 팔팔 인생이 세월의 강물에 흘러 백백의 강물에 이르고 보니 뒷자리에서 바라보는 관망의 세월만 흐르고 있네. 그러나 바다가 멀리 보이더라도 보람 찾아 제2의 희망 길을 열어가지만 단 하루만이라도 물길 한곳으로 흐르게 하기가 이렇게 어려울 수가! .. 자작글 2005.09.30
복지관 사람들 복지관 서예실에서 호 당 2005.9.29 푸른 산기슭에 자리 잡은 이곳 황혼의 엷은 빛이 머무는 곳. 세월의 강물이 바다에 가까우니 유수는 느리게 흐를 뿐 오히려 마음의 유수는 그대로일 뿐인데. 그래도 한때는 샘솟는 정열로 내 꿈을 실현했었는데. 엷은 빛 더 진하게 색칠하려 힘쓰지만 팔.. 자작글 2005.09.29
농촌의 한 여름밤 농촌의 한여름 밤 호 당 05.9.27 휘영청 달 밝은 농촌의 여름밤 벼논에는 달빛 조명 받아 개구리 합창이 정답다 한낮 동구나무에서 울어대든 매미는 더위에 지쳤는지 아니면 깊은 잠에 들었는지 한 여름 밤 이 시각쯤 폭염의 열기는 서서히 식어가고 농부들의 땀방울은 승화되어 아침 이슬.. 자작글 200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