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당 2009.12.6
어느 한 곳 성한 데 없다
온통 땅덩이가 물컹해져서
곪아 터진다
어디든지
고무호스를 꼽으면
고름이 나온다
어디든지 대 놓고
함부로 뻗는 곰팡이 같은
허연 실뿌리들
그래요
내 몸도 곪지나 않았는지
곰팡이 같은 실뿌리 뻗는지
요사이 뱉고 난 말들이
한참 후에야 후회된다
물컹한 토막말이
상처를 내는 곰팡이 같은 것이라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마른 헝겊을 새는 구멍 찾아
틀어막아 두어야겠다
강력한 햇볕에 세례받으면
함부로 내뱉는 오물도 사라지겠지
햇볕 내리쬐는 성전으로 가야겠다
장마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