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며 커피를 마시며 호 당 2012.1.25 너의 매력에서 풍기는 흡인력만큼이나 진한 커피 향이여 어둠을 몰아낸 불빛 아래 테이블에 마주 앉아 부딪는 찻잔에서 출렁이는 그 향이 나를 사로잡는다 너의 입술을 스친 만큼 진한 향에 그만 나를 침몰 시켰다 찻잔에 고인 커피에 너의 진한 연정.. 자작글-012 2012.01.25
소를 찾아 소를 찾아 호 당 2012.1.24 화마가 핥기고 간 자리에 재로 남은 흔적이 없다면 소는 죽었다고 하지 말라 불탄 산비탈에도 생명이 죽었을 거라 믿지 말라 봄을 맞으면 생명이 꿈틀거리는 것이 있다 시심을 치한이 핥았다고 멍들지 않는다 마음이 마르지 않으면 백지를 비워두지 않는.. 자작글-012 2012.01.24
주름 잡힌 이들 주름 잡힌 이들 호 당 2012.1.21 주름 잡힌 이들이 모여 보면 몇 달 지난 너절한 통속적인 잡지의 표지 같다 무사히 잘 버틴 것이 장하다 같은 시기에 아등바등 매달린 물방울이 뚝 떨어졌다는 전갈이 우울하게 한다 변한 것은 더 퇴색한 빛깔에 팽팽히 긴장하던 고무줄이 더 느슨해.. 자작글-012 2012.01.22
빙벽 빙벽 호 당 2012.1.21 그 절벽의 겨울은 언 시간만 하얗게 더덕더덕 붙었다 선녀의 숨결이 얼어 생의 욕망마저 얼었다 그녀의 요란했던 베 짜는 소리도 지금은 꽁꽁 얼어 그저 허연 베 포만 드리우고 더는 짤 수 없다고 침묵했다 이것도 모르고 좀생이 같은 이들이 내 베 폭에 그림을 .. 자작글-012 2012.01.22
너의 눈 너의 눈 호 당 2012.1.18 너의 눈만 바라보면 따뜻한 물이 출렁거려 풍덩 빠지고 만다 너의 눈은 불타는 잉겅불 메마른 장작이 활활 탄다 너의 눈은 파도 너의 눈망울이 반짝일 때마다 불타는 파도가 밀려온다 너의 눈은 은 비늘 은 비늘 번쩍이는 붕어가 내게로 헤엄쳐 온다 너의 눈.. 자작글-012 2012.01.18
단비에 젖고 단비에 젖고 호 당 2012.1.17 쾌청한 하늘 아래 웃음꽃에 노래의 나래가 펄럭이고 인정의 파도가 출렁거렸다 오늘은 인정의 비를 맞으라고 이쪽저쪽에서 해맑은 구름이 모이더니 단비를 쏟아냈다 한사코 마음과 붉은 향만 받고 단비는 맞지 않으려 센바람을 획 불어 쫓고 퇴로로 빠.. 자작글-012 2012.01.17
석탄 석탄 호 당 2012.1.15 나는 세월이 끌어모아 준 화를 검게 삭여 딱딱하게 굳은 몸이다 지구에서 야생이 몸부림치는 소리가 스며 있다 삶을 펼치려는 스트레스가 깊숙이 파고들어 검은 화 덩이가 되었다 누구든지 내 몸에 발화의 뇌관을 꽂으라 그러면 품었던 화를 소리 없이 기를 토.. 자작글-012 2012.01.15
저수지 둑이 터지다 저수지 둑이 터지다 호 당 2012.1.14 답답해요 양쪽 가랑이 사이로 꼭 끼여 가슴이 조여요 나 허리띠를 풀고 싶다 가슴이 답답해요 나를 억압하지도 않는데 상류에서 흘려 들인 시간만 가두어 내 가슴은 부풀고 있어요 출력하지 않는 시간만 쌓여 수위는 높아만 가요 헛배가 불렀다.. 자작글-012 2012.01.14
주유소 주유소 호 당 2012.1.13 여럿을 접해도 그를 창녀라 부르지 않는다 그녀가 생각날 무렵은 허전하다 혓바닥이 바삭 마르기 전에 멀리 있어도 그녀를 찾아가면 내 욕망을 채워준다 콸콸 아낌없이 요구한 만큼 더도 덜도 아주 정확하게 어쩜 매정하리만큼 딱 자른다 금방 생기가 돈다 .. 자작글-012 2012.01.13
고수동굴 고수동굴 호 당 2012.1.13 주위는 빽빽한 음모가 푸른 희망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5억 년쯤 생성한 자궁으로 들어간다 캄캄할 줄 알았는데 환한 서기가 내리쬔다 어머니의 젖꼭지가 주렁주렁 매달려 따듯한 젖이 흘러내릴 듯하다 지퍼를 잠그지 않은 이의 성기가 그대로 들어나 신기.. 자작글-012 201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