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무주무 손 칼국수 안동 무주무 손칼국수/인보/ 2022.10.8 개미는 먹이 한 점 보고 바글바글 모인다 혓바닥은 국수 맛에 쫓아 우굴우굴한다 손칼국수라 상호 믿고 먹어 보면 기계 칼국수 뚜걱뚜걱 어머니 손맛 보겠다 예약 없어 후 순위 지금 시각 오후 2시 만원 내 앞 국수 후룩후룩 고향 맛이 근접에서 혀를 끌어당긴다 바글거리는 식당은 맛에 끌려 구름처럼 모인다 구수한 국수 맛 어릴 적 추억으로 밀어 넣어 좋다 자작글-022 2022.10.15
내 詩의 선 자리 내 詩의 선 자리/인보/ 2022.10.14 같이 교문을 나온 그는 한 줄 글 읽거나 쓰지 않아도 돈 버는 재주 특출해 부를 쌓고 떵떵거린다 말은 번지르르 홀딱 넘어간다 부에 날아든 꽃 골라 골라 가슴에 달아 호화판에 논다 부의 날개 퍼덕인들 내 시의 선 자리 허당이 아니라 기죽을 일 없지 시의 맥은 부와 상관없다 맥박은 120에 80이라 창창하다 선 자리가 하늘 치솟는 금강송이다 자작글-022 2022.10.14
커피점 커피점 /인보/ 2022.10.9 다방이란 상호는 시대에 뒤진 풍경 밝은 조명 아래 드러내 숨길 것 없는 개성시대 청둥호박 같은 주름살이 두리번거리다 일행이 한자리에 앉았다 빤히 내다뵈는 바다가 이 광경을 보고 파도 소리 죽이고 이색풍경을 조용히 지켜본다 젊은 연인 가시네 머스마들 속닥거리다 즐기고 간다 받아 든 커피쟁반이 뒤뚱거린다 커피 향 스며들어 주름살 하나 지우고 현대판에 촌닭이 된다 구겨진 종잇장 펼쳐 보이며 나도 밝은 세상 살아가거든 우쭐해한다 파도가 일제히 철썩철썩 박수를 보낸다 자작글-022 2022.10.13
돼지 족발 두 펙 돼지 족발 두 팩 /인보/ 2022.1012 펜션의 밤은 호사가 가득하다 돼지족발 두 팩이 들어 왔다 냉장고를 믿지 말라는 선현의 말 귀에 담을 수 없어 식탐은 산더미처럼 쌓아 구름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밤새 안녕하고 아침 식사는 또 허겁지겁 내 앞으로 끌어모으는 근성이 발동 점심때 진수성찬에 식 욕심 어디 가랴 내 본성 욕망을 마음껏 쌓였다 아닌 걸 드디어 내 죄를 취조해 급하게 화장실에서 조서를 쓰고 먹은 욕망을 강물처럼 흘려보냈다 조서는 미진했나 봐 또 취조한다 청송 휴게소에서 실토해 어느 정도 용서한 듯 집까지 무사히 왔다 아니다 조서를 훑어보니 미진한 것이 더 있어 한 점 남김없이 쏟아내라 다그친다 그래그래 좋다 궁둥이를 까발리고 뼛속까지 들어내 시원하게 고했다 돼지족발에 조서라는 촉매가 내.. 자작글-022 2022.10.12
세한 (歲寒) 세한 歲寒/인보/2022.10.12 세모를 맞아 한 번도 겪지 않은 추위다 난 독방에서 추위를 이기려 애쓴다 이럴 때일수록 한곳으로 몰입해서 이기자 먹을 간다 빙빙 맷돌을 돌리면 콩이 갈려 나오고 먹을 돌리면 묵향이 날린다 누가 나를 추위로 다스리려 하는가 내 앞은 흰 광장 한 폭이 나를 기다린다 족제비 털 대필 붓으로 일필휘지 갈겨나간다 시원한 대평원이 묵향으로 채워 나간다 아무리 *혹세한들 모두 폭삭 얼어들지 않아 나에 가한 혹한의 몰매는 족제비 붓과 먹 벼루 한지 한 폭이 나를 옹호한다 내 앞날 미래가 밝아 훈풍에 싸일 것이다 **세상을 어지럽게 함 자작글-022 2022.10.12
길안을 지나며 길안을 지나며/인보/ 2022.10.8 누가 길안을 오지라 하는가 여기도 시간을 멈추지 않았다 빽빽한 사과나무 붉게 익은 처녀 같은 얼굴들 조롱조롱 매달려 홍조를 날리고 자애로운 가을 햇볕을 즐기고 있다 지난 시간 포항에서 출발 길안을 거칠 때 먼지 날려 터덜터덜 굴러가도 길안은 정다운 시골 길이었다 번듯한 포장길이 가슴 활짝 열어 잘 지나라 한다 현대식 가옥 위 태양광이 한 시대를 대변하는 듯 번들거린다 지난 추억을 끌어내어 씹으며 달려 길안은 아름다운 시골임을 가슴 새긴다 자작글-022 2022.10.12
쉼 펜션의 밤(남매들)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쉼 펜션의 밤 (남매계_) /인보/2022.10.8 바다는 조용해 순한 양 떼 같다 쌍쌍이 모인 나비들의 날갯짓은 달랐다 한참 무르익어가는 펜션의 밤 쌍쌍이 날갯짓과 긴 나팔은 음색이 달랐다 배추 무꽃은 한창 흩날릴 때 바다 건너 날아오지 않은 외 쌍 나비에 대한 논쟁 짙게 깔린 측은지심만 노출하고 아무도 건너와 합석하자 손짓하지 않는다 펜션의 밤은 짙게 깔려가고 쌍쌍의 나비는 지친 나래 접는다 파도는 잠들고 밝게 비춘 가로등이 밤을 지킨다 자작글-022 2022.10.12
태연한 척 태연한 척/인보/ 2022.10.8 오늘부터 홑몸이다 고등어 한 손이 반쪽 더운 여름 고등어를 밖에 두면 상한다 어쩔 테냐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다 혼자 썩지 않으려면 방부제 같은 처방이 필요하다 수영장에 들어가서 퍼덕거린다 어디 가든 내 처지는 혼자가 외롭다 어! 그럴듯한 또래 여인이 풍덩 잇따라 풍덩풍덩..... 수영장엔 음이온으로 가득하다 여기서 듬뿍 기를 받아 생기를 찾는 거야 용기를 내야지 음이온을 마실 수 있겠다 수영 잘하시네요 저는 수영이 서툴러요 호호 단번에 능숙할 수 있겠어요 자주 오십니까 일주일에 두세 번 와요 이렇게 되면 방부제를 쓸 일 없겠다 혼자 소파에 있거나 식탁은 외롭다 수영 시범도 보여 주겠다 그만 앞서 나갔다 오늘 시간 내어주시겠어요 수영법 가르쳐 주셨는데 호호 성질 급.. 자작글-022 2022.10.07
돌 돌/인보/ 2022.10.7 반들반들 둥근 돌은 먼 데서부터 고행을 닦아온 돌이다 반들반들한 돌이 객지 바람 많이 쐬어 세파를 잘 헤쳐 나간다 바닷가 돌 자갈밭은 모난 돌이 없다 오랜 세월 걸쳐 파도의 교훈 받아 내 몸 닦은 돌이다 우리 모두 서로 부대끼며 조금씩 조금씩 마음 닦아냄이 삶이다 자작글-022 2022.10.07
무드 (mood) 무드 (Mood_)/인보/ 2022.10.7 무드에 녹아들 때 맘이 흐물흐물 호흡이 잘 교류한다 이런 것도 모르고 마른 나뭇가지 뚝딱 꺾어 만족하려는 자 무드에 약한 것은 여자 마음은 정오를 지나 노을 근처면 무드 잡기 좋을 길을 삭막한 사막으로 걸으려 하다니 아무 곳이나 이루고자 하다 실패하고 민낯이 부끄럽다 팔팔 끓으면 걸맞은 요리해야지 찬물 부어 주저앉다니 꽃밭을 훑고도 무드를 모른 발정 난 바람의 행로가 싸늘하다 자작글-022 2022.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