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을 견디다 /호당/ 2022.4.7 비 오다 개다 천둥 친 소리에 꽃 마디 고꾸라질 나이 흑백 영화 한 편 객석에 눈 돌리면 흐릿한 관객들 천둥 번개 소낙비 빗금 치는 영상 흐르다 돌다 뚝 끊어진다 그 겨울 추운 메아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허둥지둥 숨소리 가냘프고 누군가 마주 보며 밭침 없는 소리로 뱉고 되씹고 토하다 맥없는 헛기침 소리 들린다 짧은 겨울 해 얼굴 숨기자 거리는 뜸해지고 가게 문 닫는 소리 삐걱 터덜터덜 고무신 끌고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간다 아랫목 윗목 싸늘하지만 새끼들 장난치는 소리에 하루의 피로가 거기서 녹는다 혼자만 떠는 앞마당 노송 밤새워 내일 맞으면 비시시 눈 비벼 해님 맞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