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정 무진정(無盡亭) 호 당 2009.6.25 산뜻하게 차려입고 봄을 피우는 열여덟 처녀 너의 빼어난 미모에 나는 흘렸다 색동 옷고름 날려 한창 봄 향기 피우는 너 잔잔한 파랑 물결 이듯 너의 고운 입가엔 미소로 뇌쇄(惱殺) 시키는가 너의 치맛자락에 휘감긴 나 너의 체취 잃지 않으려 연달아 셔터를 터뜨렸다 다.. 자작글-09 2009.06.25
능소화 능소화(凌?花) 호 당 2009.6.24 임을 품었던 이 가슴이 아직도 울렁거리는데 떠나간 그임이 오지 않으려나! 담장을 기어올라 기웃거려 보지만 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는 이 몸 애간장 타네 담장을 움켜잡듯 그 임 잡은 손 놓지 말 것을 함초롬히 이슬 머금고 임 그리는 능소화 붉은 연정 가득 품고 가슴 젖.. 자작글-09 2009.06.24
리모컨 리모컨 호 당 2009.6.21 보이지 않는 색깔로 들리지 않는 소리로 일격을 가하면 세상을 바꾸어 놓는 너 가장 날카로운 칼날로 베어내면 그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하는 놀라운 마술사 같은 너 생동의 현장에서 너의 마력이 실현된다면 가공할 너의 신력이지만 결국 현실세계가 아닌 붙잡을 수 없는 .. 자작글-09 2009.06.21
너는 예뻤다 너는 예뻤다 호 당 2009.6.20 한 쌍의 금붕어끼리 있을 때 너의 아름다움을 몰랐었다 여자의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는 것처럼 흐르는 도랑물에 유영하는 물이끼에 가려도 반들거리는 수정이었나 편견의 눈동자 위에 먹구름이 덮였었나 봐 맑은 물속에 비치는 너에 나의 눈동자는 커졌다. 자작글-09 2009.06.20
금붕어의 사랑 금붕어의 사랑 호 당 2009.6.20 어항 속에 하얀 모래보다 더 희디흰 그녀에 매혹된 나는 지느러미로 꾀었다 붉은 입술이 오물거린다 수정 같은 눈망울을 고정한다 은빛 비늘이 더욱 반짝거린다 나의 힘센 지느러미로 휘어잡고 빙빙 돌았다 그녀도 신이 난 듯 연약한 지느러미로 감아주었다 오색 불빛이 .. 자작글-09 2009.06.20
그대를 환영합니다 그대를 환영합니다 호 당 2009.6.15 친구야! 오늘 하루를 견우와 직녀처럼 이곳 대구의 오작교에 만난 것을 환영한다 50여 년 전 명륜동 배움의 전당에서 사도의 싹을 틔웠지 그 싹은 할 일 다 하고 노을처럼 붉어만 간다 골 파인 얼굴들아! 싱싱한 청춘의 꽃이 격동기를 거쳐 지나갔.. 자작글-09 2009.06.15
우리에게 우리에게 호 당 2009.6.14 서로 다른 꽃들이 해님을 맞으며 달려온 거리는 한 세기를 걸쳐 차이는 있을지라도 한울타리 안에서 바라볼 수 있잖니 메마른 가슴에 연두색 새싹을 피울 마음의 씨앗이 눈 트게 하자 색다른 꽃잎의 가슴에 각기 자기 향을 뿌려 거부의 반응을 녹여 들이는 그런 울타리가 되자 .. 자작글-09 2009.06.14
분교장 분교장 호 당 2009.6.14 푸라다나스 이파리가 낙엽 지고 남은 몇몇 잎이 매달려 팔랑거리는 것처럼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몇은 공 따라 뜀박질하고 몇은 고무줄놀이를 하고 있을 때 땡땡땡 아이들이 사리진 운동장 손바닥만 한 운동장에 흰 먼지 날리더니 이내 적막이 내려앉았다 깃대에 매달린 태극기.. 자작글-09 2009.06.14
화림동 계곡 화림동 계곡의 월연암(너럭바위) 호 당 2009.6.12 화림계곡에 새하얀 가슴을 젖힌 여인이 누워 있었다 얼마나 임을 그리워했을까 임 그린 가슴 닳아 반들거리다 못해 깊은 동공이 맺혔다 이 깊은 상처를 누가 달래 주랴 임 그린 가슴을 맑은 물이 조잘대고 곱게 내린 달빛이 쓰다듬고 소쩍새도 잠 설치고 .. 자작글-09 2009.06.13
나팔꽃 나팔꽃 호 당 2009.6.7 정화수 머금고 활짝 핀 너에 매혹되어 몽롱한 벌이 아직 깨어나지 못하는 사이 해는 창문까지 못 미쳤는데 벌써 너는 맥없이 입 다무는가 아낌없이 나누던 붉은 빛깔 단물 한 모금 가져가도 좋아하던 네가 요염한 자태 펼쳐 매력 떨친 너였는데 더 머물러라 더 웃어라 단물 빨던 벌.. 자작글-09 2009.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