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열람 대 도서관 열람 대 호 당 2009.3.23 밝은 공간의 열람 대는 캄캄한 밤중이다 곤히 잠든 외딴집이다 간혹 얼간이 같은 이가 뿌드득 이가는 소리만 한밤을 깨운다 고양이가 걸어와도 모를 공간을 차지한 생각하는 갈대는 눈동자만 바쁘다 이러다가 숨 막힐 것 같다 한 시간 버티다가 박차고 나온 공간은 밤을 .. 자작글-09 2009.03.23
여정(餘情) 여정(餘情) 호 당 2009.3.20 약목 마을은 포근했었다 거목들의 마음을 녹여 새로운 정열의 꽃 피운 불빛은 붉었다 뛰는 윷 가지 꽃피는 폭소로 삶의 뼈다귀를 녹여 희열의 다발로 묶어내고 새 용광로에 쇠고기 돼지고기 오이 고추 미나리 들 거목들의 마음을 넣어 용해되어 나오는 것은 정의 단물을 흘러 .. 자작글-09 2009.03.22
사랑을 싹틔운 자리 사랑을 싹 틔운 자리 -내성 초등을 기립니다 - 호 당 2009.3.20 사랑을 키워준 자리는 언제나 붉은 햇살은 따뜻했다 훌쩍 떠나보낸 흘러간 세월 키워준 사랑의 씨앗은 민들레 홀씨 되어 방방곡곡에 뿌리내려서야 비로소 어머님이 뿌리신 사랑의 짙은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어머님의 가르침을 받은 저.. 자작글-09 2009.03.22
경기침체 ♣ 경기침체 ♣ 호 당 2009.3.19 우물물이 자꾸 수척해진다 물소리가 자꾸 야위어 간다 목말라 우물 파려 해도 대지는 손사랫짓만 한다 크고 작은 물탱크 갖은 이들아 입 좀 벌려라 개미는 물줄기 찾아 백 리를 헤맨다. 자작글-09 2009.03.19
시든 풀잎들 시든 풀잎들 호 당 2009.3.6 목장을 떠난 지 10여 년 몸도 마음도 저물어진다 한통속에 놀던 찌그러진 눈동자들 하나 둘 메말라간다 시든 풀잎 감당 못해 퍼뜨려 놓은 새파란 풀꽃 찾아 울타리나 칠까? 통 속은 자꾸 야위어져 가고 하늘을 자꾸 누렇게 뒤덮는 구름 내 소리까지 자꾸 조여 오는 듯하다 이제.. 자작글-09 2009.03.17
보경사 광천계곡 보경사 광천계곡 호 당 2009.3.13 아름드리 소나무 숲 계곡 광천이 오랜 가뭄에 바닥이 보인다 광천이 품은 돌 무리 저들끼리 모여 세월을 흘리고 있었다 그들 사이를 뚫고 흐르는 물이야 순수하려니와 돌덩이는 더 순박하기만 하다 아직 닳지 않은 처녀다 하기야 하류로 갈수록 약아빠져 반질거리지만 .. 자작글-09 2009.03.14
봄 봄 호 당 2009.3.12 끊임없이 순환하는 빨 주 노 초의 굴렁쇠는 돌고 있다 반짝 긴장했던 대지를 가슴 펴게 하여 배란의 씨앗을 받을 자세다 봄비로 잠자던 나목을 눈뜨게 하고 죽어 메마른 풀 밑에 대를 이을 초록의 생명체를 움직여 준다 식었던 욕망을 교체하여 약동의 날개 펼쳐주는 봄 봄 봄 내 가슴.. 자작글-09 2009.03.12
구수산 도서관에서 구수산 도서관에서 호 당 2009.3.11 구수산 자락에 있는 새로 지은 집에 젊디젊은 여인이 지혜의 씨앗을 잉태한 지 2년여 만에 출산했다 아직 젖줄이 잘 돌지 않아 혈(穴)이 비어 있는 곳이 많다 지식의 젖줄에 탐욕 하려 품에 안겼더니 열사흘 달 맑은 젖가슴은 달콤한 젖을 삶의 활력처럼 분출했다 깔끔.. 자작글-09 2009.03.11
분재를 보며 분재를 보며 호 당 2009.3.10 맘껏 욕망을 분출했던 몸이 징발당해 한 뼘의 땅이 생활 영역 의지와 관계없이 역경의 철사 줄에 묶여 자유를 박탈당한 몸 평생 다이어트(Diet)로 꾸미려는 조경사의 손아귀에 놀아난 몸 비만해진다고 필사적으로 다이어트를 해서 날씬해 보이려는 분재속성을 갖는 누이는 자.. 자작글-09 2009.03.10
사크레쾨르 대성당 사크레쾨르 대성당 (성심성당) 호 당 2009.3.8 몽마르뜨 언덕에 있는 하얀 집은 하얀 마음으로 사랑이 가득하겠지 하얀 꽃 피워야겠다는 마음을 계단에 뿌리며 올랐다 방안은 만발한 백목련 꽃이 무겁게 고개 숙여 티끌을 쓸고 있었다 사자는 성수를 뿌리며 백목련을 쓰다듬고 나는 더 깊게 더 가까이 지.. 자작글-09 2009.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