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산 호 당 2007.1.24 가뭄이 계속된다 수많은 새떼가 건강의 등불 향해 매일 밟고 가는 저 길이 얼룩지고 하얀 뿌리로 얽히고 있다 그렇게 나를 향해 보내 준 애정으로 피곤을 모르고 푸르고 있다 내 등허리 얼마든지 밟아라! 건강을 지키려는 새떼들아! 보금자리로 살려는 날짐승들아! 뿌리로 감싸주는 초.. 자작글 2007.01.24
겨울 나무처럼 겨울나무처럼 호 당 2007.1.24 홀랑 벗어 던지고 모진 시련 받아야만 영화를 볼 수 있다면 참고 견뎌야지. 차디찬 눈물 흘리면서 이 고비를 겪고 난 다음에 더 나은 세상이 온다면야 참아야지. 그러나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내일 그렇다고 오늘을 허투루 살란 말은 아니야 오늘을 위한 삶이란 적막한 .. 자작글 2007.01.24
자전거 타는 어린이 자전거 타는 어린이 호 당 2007.1.22 앙칼진 못된 시어머니 봄눈 녹듯 순해지니 근린공원은 어린이 천국. 미끄러지듯 달리는 자전거에 노는 동심은 훤히 밑바닥 보이는 맑은 강물이다. 아직 미워할 수 없는 사랑 새하얀 백지장에 비치는 티 없는 밝은 햇살이다. 겨울 보리밭을 밟아주어야 할 새파란 보리 .. 자작글 2007.01.22
애착 애착 호 당 2007.1.16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말라빠진 이파리를 달고 긴 겨울잠에 빠진 떡갈나무처럼 남들이야 버릴 것이면 미련 없이 훌훌 버렸지만 하기야 살다 보면 자꾸 쌓이는 군살들이 있지만 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애착! 언젠가는 떨어지는 별똥별이 될지라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 자작글 2007.01.17
숲의 세상 숲의 세상 호 당 2006.7.2 소나무 떡갈나무 참나무들 싸리나무 철쭉나무 진달래들 한데 모여 산등성이 숲을 이루었다. 키 큰 나무 우람찬 나무에 숨죽이고 자라는 키 작은 나무도 있다. 해님의 은총을 듬뿍 받아 활력을 독차지하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겨우겨우 한줄기 받기도 하고 흘린 빗방울이나 받아.. 자작글 2007.01.16
우체국에서 우체국에서 호 당 2007.1.14 우체국에는 밝은 얼굴이 훨씬 많다. 앞가슴에 꽃 한 송이 달고 오는 이가 더 많다. 진열대에 활짝 피운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연을 담아은 마음 한 다발 내려놓고 돌아가는 이가 더 많다. 이들 등 뒤에 꽃향기 뿌려 주고 싶다. 우체국에 오는 사람을 바라보는 동안 나도 모르게 .. 자작글 2007.01.16
휴전선 휴전선 호 당 2007.1.15 양팔 벌린 어머니를 155마일 철조망으로 갈라놓고 한쪽 팔씩 매달린 생각들이여! 갈라진 경계에서 울음의 강물 흘리며 원한의 한숨 허공에 날리든 울부짖음이여! 어머님의 양팔로 감싸주고 젖가슴에 같이 파고들지 못하는 아픔이여! 울창한 수목들은 이 아픔을 나 몰라라 하네. 무.. 자작글 2007.01.15
이렇게 살아가리 이렇게 살아가리 호 당 2007.1.13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한 테두리 안에서 울타리치고 살아가는 남일지라도 그 속에 경쟁은 있다. 선두를 달리면 항상 마음 편치 않지만 차라리 느긋하게 뒤따라가리라. 너무 나를 앞세우다가 돌부리 부딪혀 상처 입는 일일랑 하지 말아야지! 울타리 속에 살아나가는.. 자작글 2007.01.12
오이 오이 호 당 2007.1.12 : 싱그러운 초록향기 : 물씬 풍기는 봄날 : 양지바른 텃밭에 : 곱게 자라는 오이. : 어머니 품안에 안겨 : 달콤한 젖 냄새피우는 : 귀여운 아기. : 너의 덩굴손은 : 지주에 칭칭 감고 : 길게 매달려 : 풋향기 물씬 풍기는 : 농부들의 희망. : 열여섯 풋 가슴에 : 총각들 : 마음 졸이게 하는 .. 자작글 2007.01.11
광부 광부 호 당 2007.1.11 온전한 육신으로 되돌아올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검은 지옥을 헤엄쳐야 했다 그곳에서는 두더지가 되어야 했다 분진과 피로와 위험이 삼겹살처럼 쌓인 곳 운명의 8시간이었다 검은 지옥을 박차고 나온 그곳은 천국일 거다 축복 아닌 안도의 한숨으로 쓴 소주로 닦아내고 삼겹살.. 자작글 2007.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