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나무 < 산수유나무 호 당 2007. 3. 6 절기 우수는 지났다 간밤에 비 내렸다 긴 침묵 깨고 가슴 설레더니 하루가 다르게 젖가슴 부풀어진다 분명히 누군가에 마음 빼앗긴 모양 사춘기에 접어들었나 봐! 사랑에 눈뜨기 시작했나 봐! 짓궂은 총각들 찬바람 몰고 온몸을 휘감아도 들뜬 마음 멈출쏜가! 누가 사랑.. 자작글 2007.03.07
나의 여정 나의 여정 호 당 2007.3.7 메마른 낮은 산에 소나무 참나무 자작나무 등 여러 나무와 산을 지키고 살았다 메마름 산까지 약탈당하고 낯선 임자의 혹독한 굴레에도 근근이 버티고 자랐다 가까스로 되찾은 임자의 손에 잠시 편히 사는 듯했더니 포연에 휩싸여 어떤 나무는 징발당하고 어떤 나무는 뿌리째 .. 자작글 2007.03.07
시든 풀꽃들 시든 풀꽃들 호 당 2007.3.3 저무는 강가에 멍든 눈동자들 짓눌린 세월에 와글거리며 시드는 괴로움을 털어 보낸다 물 한 모금 얻고자 시든 풀꽃이 골짜기 계곡까지 올라갔으나 뙤약볕에 스며버려 물 못 얻어 터벅터벅 가든 길 되돌아와서 생생한 밧줄이면 매달려 본다고 혹한 혹서에 시달리는 것보다 .. 자작글 2007.03.03
풀잎에 맺힌 이슬 풀잎에 맺힌 이슬 호 당 2007.2.28 때 묻지 않은 맑은 햇살 아래 색동옷 입은 귀여운 아기 혼탁한 먼지의 세계를 너만은 순수 덩어리 피땀 흘려 쌓아올린 밤을 지새운 금자탑 시기 질투 사기 배신 같은 오욕의 찌꺼기를 걸러낸 백합 같은 순정 자작글 2007.02.28
꽃봉오리 꽃봉오리 호 당 2007.2.21 푸른 꿈 머금은 처녀 활짝 달구어 놓은 연정 희망으로 가득 찬 덩이 기대에 부푼 망울 내일을 저당 잡아놓은 보증수표 가슴 부풀어 두근거리는 연정을 활짝 터뜨리는 날 요염한 너의 얼굴에서 향기 흩날려 황금의 날개 펼치면 나 그대 향해 가슴 열어젖히고 돌진하리라. 자작글 2007.02.28
조문 조문 호 당 2007.2.27 사발통문으로 날아온 조전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며 사라진 언어를 그려본다 인연의 강물은 마지막 흘러가고 있었다 먼저 가는 저녁놀을 슬프게 느껴줄 수 있는 많은 새떼가 저마다 앞가슴에 인연의 이파리 달고 모여들었다 맨 나중에 빛나는 저녁놀이사 같이 놀던 새떼들이 보이지.. 자작글 2007.02.28
목욕탕에서 목욕탕에서 호 당 2007.2.25 나라마다 특징을 지니고 있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었다 구주 공동체 나라처럼 국경을 넘나들어도 누구 하나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았다 온탕의 그곳은 민주공화국 냉탕의 그곳은 인민공화국 온탕 냉탕을 들락거림을 좋아하는 빳빳한 새 옷들이 부러웠.. 자작글 2007.02.25
봄을 기다리는 마음 봄을 기다리는 마음 호 당2007.2.22 나를 두고 떠난 몇 달 당신 없는 날은 모진 문풍지 떠는 밤이요 따뜻한 아랫목에서 떠는 그리움이었어요 창가의 매화는 젖가슴 부풀어 사춘기를 느끼는 모양인데 내 가슴은 그대 기다림의 열망에 지쳐 응어리로 맺혔어요 가끔 옆구리를 시린 눈발로 쿡쿡 찌르지만 당.. 자작글 2007.02.22
소나무 재선충에 감몀되다 소나무는 재선충에 감염되다 호 당 2007.2.19 울창한 솔밭에 무덤을 본다 검은 비닐 보자기로 쌓인 관은 재선충 강물을 도강의 차이로 생과 사를 구분 지었다 찬란한 햇빛으로 제 몸 키우고 비랑 눈이랑 바람소리로 산을 지키고 거침없이 푸른 꿈 키웠는데 어쩌다 몹쓸 병에 이 모양 되었나! 환자복 입히.. 자작글 2007.02.19
대현아연광산촌 대현아연광산촌 호 당 2007.2.17 가까스로 막차 표 한 장 얻어 달려갔을 때 여러 골짜기에서 모여든 다양한 언어들로 와글거렸다 막장 인생으로 불 밝혔지만 갱 속의 은빛이 희미해지자 바람 따라 흘러간 개미떼들 어디서 무얼 하나 폐허의 터전이 된 이곳 어차구니 없다고 입을 벌린 채 가득 쌓인 원망.. 자작글 2007.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