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불면의 밤 호 당 2007.2.4 왁자지껄하던 소음 속의 도심이 차츰 부글부글 끓던 물이 가라 안 듯 깊은 밤을 몰고 오고 해맑은 호수는 잔물결도 사라진 채 곤히 잠들고 있다 그러나 임 그리는 그대는 밝은 초원을 달리며 사랑을 불태우고 거리의 네온 불도 반짝이는 별들도 눈망울만 굴리며 잠들 줄 모른다 .. 자작글 2007.02.04
양은 도시락의 추억 양은 도시락의 추억 호 당 2007.2.2 싸구려 얇아빠진 포장은 항상 찌그러져 있었지만 양심은 반듯하였다 내용물이야 꽁보리밥도 좋고 감자 부스러기도 좋았지만 항상 어머님의 사랑이 가득했었다 이것만이라도 왕자다 태반은 물만 마시고 있었다 애들아! 보릿고개를 아느냐? 풍요가 죄가 되어 어머님의.. 자작글 2007.02.02
무 구덩이 무 구덩이 **호 당** 2007.2.2 누가 나를 정의롭지 못하다고 했나? 그것은 너들의 잣대야! 시뻘건 칼날로 구둣발로 뭉개려 했지만 정의는 죽지 않는다 캄캄한 굴속에 가두고 햇볕 가려놓았지만 정의는 죽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너는 아느냐? 어둠 속에서도 정의는 피고 있다는 것을 밝은 세상이 펼쳐지는 .. 자작글 2007.02.02
거울 보기 거울보기 호 당 2007.2.1 이제는 너를 가까이하기에 두렵다 동네 어귀에 어린 느티나무 철없이 자라고 눈치코치 없이 너의 앞을 지나도 무심하였다 나날이 뻗어나는 젊은 시절 동네 처녀들에 눈에 띄려고 푸른 혈기 몸매 뽐내보려고 날마다 몸단장에 여념이 없어 너를 옆에 두고 어루만졌다 세월의 서러.. 자작글 2007.02.01
노부부 노부부 2007.1.31 호 당 흐리다 비 오다 눈 내리는 나이 기울어진 해님 따라 꼬부랑길 걸어가는 한 쌍 황톳길 걷다가 푸른 솔숲 돌아 황금들판 지나 이제는 저 강을 건너 하늘 열리는 곳으로 걸어가야 할 한 쌍 손잡고 뒤뚱 뒤뚱거리고 어두운 소리 귀 기울이고 희미한 영상에 불밝혀가며 걸어가는 한 쌍 .. 자작글 2007.01.31
오징어 굽기 오징어 굽기 호 당 2007.1.29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아이 수술대에 올려놓고 정작 자신은 잠들고 있지만 불판 위에서 몸부림치는 오징어처럼 내 마음은 찢어지고 오므라진다 그렇게 괴로운 시간이 흘렀다 회복실에서 깨어났을 때 구겨진 내 마음은 평온을 찾아 노릿한 사랑으로 끌어안았다 오징어.. 자작글 2007.01.29
담배씨앗 담배씨앗 호 당 2007.1.27 그가 학교에 다닐 때는 후미진 곳 눈에 띄지 않았다 깨알보다 몇백 배 작은 것이 보잘것없는 것으로만 여겼다 누가 그 속에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해주지 않았다 바람에 흩어진 후였다 전국 미술대전에 수상했다고 신문에 그의 이름이 실릴 줄이야! 보잘것없는 씨앗이 신통한 생.. 자작글 2007.01.28
나의 친구 나의 친구 호 당 2007.1.27 너는 나의 친구 시 황량한 벌판을 혼자 달리다가도 너를 잡지 못해 애타게 했다. 캄캄한 밤하늘을 반짝 빛나는 별똥별로 사라지고 슬쩍 숨어버린 너를 영감으로 찾으려 나서기도 했다. 어느 때는 강물 흐르듯 슬슬 흘러 내 가슴을 후련히 적셔주었다. 친구야! 너의 눈웃음 그리.. 자작글 2007.01.26
비오던 날 비 오던 날 호 당 2007.1.27 그리던 당신은 저 멀리 사라지고 그곳의 대지에 생명수로 내리는데 당신을 여인지 달포 목말라 가슴 조이기만하고 내린다는 예보는 번번이 빗나가기 일쑤 그러나 오늘 그 징후는 뚜렷하여 그임이 온다는 전갈에 달려가 맞았다. 목말라 시원스럽게 마음 달래는 당신은 힘찬 정.. 자작글 2007.01.26
김밥 (방송) 김밥 호 당 2007.1.26 누구에게나 고소하고 감칠맛 난다면야 끌리지 않으리. 둥글둥글 원만한 너 향기로 가득한 너 매력 덩이. 울긋불긋 꽃피는 동산은 꽃향기로 가득하여 벌 나비 모여드는 낙원 한 자락. 해조 장막 안은 맛의 동산 밖은 천리향으로 어우러진 김밥. 자작글 2007.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