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야유회 추억의 야유회 호 당 2006.11.2 열아홉 순정이 요동치는 한가을 그리웠던 추억이 계곡물로 흐릅니다. 하얀 쌀 폭폭 씻어 코펠(copper)에 담아 가스버너(gas_burner)에 불을 지피니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구수한 냄새 후끈한 열기로 사랑이 익어가고 밥솥을 바라보는 영롱한 눈동자에 열아홉 순정이 펑펑 넘쳐 .. 자작글 2006.11.05
가을 단풍 가을 단풍 호 당 2006.11.2 가을은 저만치 달아나기에 잡아두려는 붉은 마음은 안간힘을 다하고 있었다. 불그레한 아주머니는 산으로 올라 자꾸 등성이로 꼭대기로 달아나는데 그를 붙잡으려는 술 취한 아저씨는 따라간다. 정상에서 만나 힘껏 포옹하며 가을을 확 쏟아냈었다. 이를 본 연지 곤지 찍고 곱.. 자작글 2006.11.04
휴대전화기 ☆ 휴대전화기☆ 호 당 2006.11.2 정보화시대라고 딸아이가 휴대전화기를 사주었다. 예야, 나는 필요 없다. 별로 전화 걸 곳도 없는데 뭐. 아니어요. 연세 높을수록 꼭 있어야 해요. 이제 사 알았구나! 내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는 방울 나를 지키는 파수꾼 심부름꾼. 별로 전화걸때 없는 이 이 일밖에 .. 자작글 2006.11.02
꽃병 꽃병 호 당 2006.11.1 입 벌리고 천장 바라보는 나 내 몸 생수로 채우고 그들 이야기를 듣는다. 들꽃 찾아오면 살아온 설움 들어 본다 어쩌면 소박하고 정겹지만 꽃집을 거쳐 온 것들은 분 냄새에 거들먹거리고 귀족 행세에 역겹다. 밑둥치 잘린 몸뚱이 정주고 떠나버린 그들 새신랑각시 만나 사랑 얘기 .. 자작글 2006.11.01
추수한 논바닥 추수한 논바닥 호 당 2006.10.31 팔십 노파 알뜰히 모은 재산 툭 털어 사회에 희사했다는데 나도 땀 흘려 가꾼 벼 그루터기만 남기고 다 내어 주었다. 하기야 나 혼자만 기른 것도 아닌데 도움을 얻어 이룬 것이다. 낙수라도 있다면 이것 마져 가져가라 새 들아. 마음이 이렇게 가벼울 수가! 무거운 짐 벗어.. 자작글 2006.10.31
부석사 가는 길 부석사 가는 길 호 당 2006.10.30 이슬 맺은 이마를 훔치며 걸어가네. 불계를 알리는 문은 활짝 열고 누구나 들어오라 손짓하네. 양쪽 길섶 줄지어 반겨주는 노랑 은행나무 잔잔한 미소로 환영받고. 108번뇌 밟고 오른 돌계단 한 층 한층 헛되지 않게 정성 쌓는 마음으로 오르면 안양 문 극락 세게는 내 앞.. 자작글 2006.10.30
좌절하지 말라 죄절하지 말라 호 당 2006.10.27 길을 잃고 사막을 헤매도 어디 선가에 오아시스를 만날 수 있다. 산불 난 폐허 된 산자락에는 한동안 새들도 산짐승도 꺼려 적막한 듯하지만 재를 뒤집어쓰고 꿈틀거리는 삶이 있다. 절구통에서 콩을 빻아도 가루를 덮어쓰고 끝까지 온전한 몸을 보전하는 개체가 있다. 실.. 자작글 2006.10.28
적상산 ♧적상산 ♧ 호 당 2006.10.27 구렁이가 지나간듯한 그 길 따라 오르면 해발 1,034m의 적상산. 중간에 목말라 마신 막걸리에 취해 아버지는 자꾸 등성이로 오르고 안달아 양볼 빨간 딸은 뒤따라 올라갔다. 확 트인 전망대에 오르면 아리따운 여인 붉은 치마에 엷은 홍조 띄워 온 산을 가득 메워 반긴다. 주변.. 자작글 2006.10.28
사과 사과 호 당 2006.10.27 아침 햇살 받고 양 볼이 새빨간 여인이 서 있었다. 다가가 한입 꼭 깨물고 싶도록 붉은 매력. 염치불구하고 덥석 안아 한입 깨물었다. 새하얀 속살 들어낸 그녀 상큼한 그녀의 맛 첫 키스보다 더 달고 시원한 맛. 붉은 열정 뚝뚝 떨어지는 매력 덩이는 가을을 내뿜고 있었다. 자작글 2006.10.27
갈대-3 갈대-3 호 당 2006.10.26 갈대-3 2006.10.26 푸르디푸른 혈기로 세상을 살았다 한곳으로만 눈을 팔고 한마음으로만 살아 왔지만 빠르게 변하는 가치관에 갈등의 세월로 늙어버렸다 너무 쉽게 흔들리잖아 잔잔한 물결에도 슬쩍 지나가는 바람에도 자꾸 곁눈질 한다 중심을 잡아야지 흔들린다고 푸른 추억을 .. 자작글 200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