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황혼의 독백

인보 2010. 10. 12. 16:41
      황혼의 독백 호 당 2010.10.12 내가 그곳을 들렸을 때 몇몇 희미한 불덩어리가 맥없이 타고 있었다 김빠진 맥주를 마신 그늘에는 싹 틔울 햇살은 내리지 않았다 이글거리던 태양 아래 있을 때 양음의 골짜기를 거쳐 흘러내린 지류의 수와 물줄기의 세기라든가 키워 놓은 고구마의 긁기라든가 명성을 키운 회전의자라든가 소 여러 마리 늘려 놓았다든가 하는 황혼 연설에 싫증 나버렸다 지나친 길목이 왜소했지만 지금 이 시각 황혼의 그늘을 붉고 시원하게 저물고 있다는 것을 내보이고 싶었다 그래도 아직 붉게 노을 지을 수 있는 밑뿌리가 싱싱해서 물관으로부터 힘차게 밀어 올려 붉게 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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